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실제 사연이다. 운동회 날, 반을 대표하여 달릴 선수를 뽑는데 나름, 잘 달린다고 생각한 아이가 뽑히질 못했다. 2명이 남은 최종 대결에서 떨어진 아이는 눈물 콧물을 흘려가며 원통해했는데 그 이유가 아주 재밌다.
“그 아이는 혼자 달린 게 아니란 말이에요!”
달리기 선수를 뽑는데 혼자 달린 게 아니라면 대체 어떤 부정이 있었단 말인가. 엄마가 물었다.
“그럼 누가 도와줬단 말이니?”
아이는 꺼이꺼이 통곡하며 이렇게 대답했다.
“그 친구는 기도하고 달렸단 말이에요.”
먼저 기도를 하고 뛰었기 때문에 어떤 공정하지 못한(?) 힘이 개입했던 게 분명하긴 하다.
가르치고 있는 아이 셋을 한꺼번에 입교시켰다. 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으로 각기 나이가 다른데 그 중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가장 열심이다. 토요일엔 5학년 교리 반에서 공부한 다음 어린이 미사를 드리며, 주일에는 예비자 반에 나가 교리를 받은 다음 교중미사에 참례한다. 그런데 빠지는 법이 없다.
한 날, 아이에게 물었다.
“성당 가니까 뭐가 좋으니?”
“믿을 수 있는 존재가 생겼잖아요?”
“친구도 좋고 가족도 좋지만 언제 어디서나 나를 지켜주고 믿을 수 있는 특별한 존재가 생겼다는 게 정말 든든하고 좋아요.”혼자 하려고 하면 어렵다. 그분께 의지하고 기도하면 반대표로 뽑히는 행운도 따라오고 매사에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또 언제 어디서나 나를 지켜주고 나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이 계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힘이 나는가. 두 아이는 우리가 수시로 잊어버리는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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