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교대의원회의(세계주교시노드) 제3차 임시총회 본회의 첫 주간을 마치고 발표된 보고서는 지금까지 가정과 가정사목에 대한 입장과 태도의 변화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즉, 오늘날 세계 가정의 절박한 현실을 들여다보고, 법적인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상처와 고통을 받는 백성들을 어떻게 하면 도와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누구보다도 교황 프란치스코가 총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강조해온 것이 ‘자비’이다. 지난 9월 4일 교황은 아침 미사 강론에서 “그리스도와 만나는 가장 특별한 기회는 바로 우리들의 죄”라고 말했다. 은총은 우리의 선행과 노력에 대한 대가도 아니며, 흠 없는 삶이란 애당초 불가능하다. 예수를 만나는 것은 오직 우리가 죄인임을 인정할 때이며, 그럼으로써 그리스도는 당신의 ‘자비’로써 우리의 죄를 씻어준다.
교황은 따라서 누구보다 사목자들이 ‘자비’를 간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교대의원회의 개막 전날 밤에도 교황은 성공적인 시노드 개최를 위한 기도회에서 놀라울 만큼 시적인 강론을 통해 참석 교부들과 사목자들, 전세계 신자들에게 기도와 당부를 전하면서 “오늘날 주님께서 당신 교회에 청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기 위해서, 우리는 이 시대의 맥박에 귀기울이고 이 시대 사람들의 ‘향내’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회기의 반을 지나면서 기본적인 성찰들을 보고서로 전해준 시노드는 18일 투표를 통해 최종 문서를 확정하고 이를 교황과 전 세계 주교회의에 전했다. 그리고 이 성찰은 올해에 이어 가정을 성찰하는 내년 정기총회를 준비하는 기초 문서가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때까지 각각의 지역교회 안에서 이러한 ‘자비’를 바탕으로 하는 사목적 고민들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