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주교단이 2014년 추계 정기총회를 마치고 발표한 담화문은 주교단의 깊은 자기 성찰로부터 나온, 단호하고 뼈아픈 변화와 쇄신으로의 다짐으로 보인다.
주교단은 담화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가난한 사람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되라는 교황의 메시지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지금까지 “깨어있지 못하였음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교황의 지적’과 함께, 주교단은 ‘교회 안팎의 소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한국교회가 앞으로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할지를 이번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 성찰했으며, 그 고뇌의 끝에서 ‘가난한 사람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 가난한 이들을 “먼저 찾아나서면서 소통하고 연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우리는 주교단의 이러한 다짐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주교들로부터 시작된 이러한 겸허한 자기 반성과 변화로의 의지가 한국교회의 모든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에게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 주교단은 이번 담화에서 분명히 표명하듯, 한국교회 전체의 쇄신을 명령하지 않고 “스스로 사치한 생활을 청산”하고, ‘프란치스코 통장’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생활에 변화와 쇄신이 선행”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구호가 공허하지 않도록, 한국 주교단은 스스로 이러한 변화의 모범이 될 것임을 다짐하고 천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주교단의 이러한 결의와 다짐에 응답해야 할 것이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방한 기간 동안 분명하게 지적한, 중산층의 공동체, 번영하고 커다란 교회가 되어 가난한 이들이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교회가 된 것에 대해서 주교단 뿐만 아니라 모든 교회 구성원이 깊이 반성하고, 주교단이 시작한 쇄신의 여정을 따라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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