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오랜 기간 선교지역이라는 특수성 또는 유럽 등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가졌다는 등의 이유로, 다른 나라에서 이룩된 교회 학문적 업적을 수용하기에 급급했었다. 대체적으로 1960년대 이후부터는 교회 안팎의 학문 분야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교회학자들도 크게 늘었다. 우리 신앙의 정수를 밝히며 교회가 나아갈 바를 밝혀주는 대표주자들이다. 가톨릭학술상은 한국교회 내에서 이러한 전문가들을 발굴하고 격려하는 유일한 상이다.
올해 가톨릭학술상 본상 수상의 주인공은 신진 연구자에서 성장해 교회 안팎에서 전문 학자로 인정받는 인물이다. 그는 꼭 10년 전에 신진 연구자들에게 주어지는 가톨릭학술상 연구상을 받았었다. 무엇보다 그가 학문적 노력과 성장을 꾸준히 지속해왔다는 것이 반갑다.
다시 가톨릭학술상의 뿌리를 되짚어보면 그 중심에는 고(故) 양한모 선생이 있다. 가톨릭학술상은 양한모 선생의 유지에 따라 ‘양한모 기념 가톨릭 학술상’으로 첫 선을 보였었다.
양한모 선생은 한국 가톨릭신학에 ‘신도론’을 선물한 선각자이다. 그는 신도들의 신학적 소명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신도신학의 새로운 진로를 개척했다. 양한모 선생이 생전에 밝힌 숙원은 자신이 못 다한 신도신학 연구와 교회 내 학술 창달을 위한 지원이었다.
해마다 가톨릭학술상 시상식이 다가오면, 평신도 신학자들의 활동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또 다른 면에서 양한모 선생이 추구했던 평신도의 신학적 소명을 연구, 실천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우리신학연구소를 바라본다. 마침 15일, ‘우리신학연구소’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우리시대, 우리신학을 말하다’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고 하니, 이 자리를 빌어 ‘신도’들이 ‘신학’을 한다는 의미를 살펴봐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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