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사회에 다양한 콘서트(Concert)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음악콘서트에서부터 TV 프로그램의 ‘개그 콘서트’ 그리고 ‘토크 콘서트’나 ‘뮤지컬 갈라 콘서트’ 등 수없이 많은 콘서트들이 우리의 문화생활을 풍요롭게 한다.
그런데 ‘생명을 지키는 70인의 행복 나눔 콘서트’라는 조금 엉뚱한 콘서트가 눈길을 끈다. 이 콘서트는 생명을 지킨 양육미혼모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명강사들의 강의 재능기부와 공연 재능기부로 매달 한 번씩 이루어진다고 한다. 강사가 확정이 되면 지역 방송국과 교구 주보 홍보, 강사도 힘을 합쳐 70명 이상을 초대하고, 초대된 사람들은 관람료 만원을 기부하여 행사 마지막 순서에 강사가 전체액수를 기부하는 형식이다. 특별히 70이라는 숫자는 우리 지역에 미혼모부자가 발생할 때 위기지원금이 1년에 70만 원이기 때문이며 그것마저도 20명밖에 지원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 콘서트는 생명을 지킨 위기의 미혼모부자 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사랑의 나눔 운동이다.
최근 이 콘서트에 지역 교육계의 수장인 교육감의 강의 재능기부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강사의 교육철학이 담겨 있는 훌륭한 강의였지만 특히 강의 중에 소개한 ‘기적의 사과’에 대한 동영상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기적의 사과’ 영상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사과 농사를 성공한 기적과 같은 일을 이뤄낸 일본의 기무라 아키노리씨의 이야기이다. 2006년 12월 7일 NHK에서 다큐프로그램으로 방영되면서 일본에서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켰다고 한다. 그의 사과는 다른 사과에 비해 상온에서 6개월이 지나도 썩지 않으며, 판매개시 3분만에 다 팔리고, 유명 식당에서 이 사과로 만든 스프는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며, 태풍이 와도 다른 과수원 사과들에 비해 거의 피해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적의 사과를 얻기까지 많은 실패와 절망이 있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니 벌레와 병충해가 발생해 수확할 것이 거의 없었고, 주변사람들로부터 바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하였다. 계속되는 좌절과 절망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산속에 들어갔다가 마침 산속에 있는 도토리나무를 보고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는 산에 있는 도토리가 비료나 농약을 주지 않아도 잘 열매를 맺는 이치를 깨닫고, 그것의 비밀이 바로 풀과 땅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결국 무려 10년 만에 꿈에 그리던 기적의 사과를 수확하게 된다.
기무라 아키노리씨의 ‘기적의 사과’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바로 가족에 대한 사랑이었다고 한다. 1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좌절하지 않고 무농약 사과의 꿈을 실현하게 된 것도 바로 아내가 심한 농약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내를 사랑하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많은 실패들을 극복하는 기적의 힘과 그를 믿고 지켜봐준 가족들의 이야기는 뭐든 쉽게 포기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진정한 부부사랑의 힘과 가족의 가치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남편과 아내를 서로 ‘배우자’라고 한다. 아마 부부는 죽을 때까지 서로를 사랑하면서 항상 배우는 존재이기 때문인가 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사랑하고 배우려하기 보다 늘 가르치려고 하고 권위주의에 빠져 힘의 논리를 앞세우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가정의 부부는 겉으로는 행복해 보일지 모르나 실제로는 행복하지 않고 결국 부부자신들이나 자녀들에게서 많은 문제가 드러나기도 한다. 사제와 신자도 서로 ‘배우자’라고 생각한다. 사제도 신자들을 통해 배우고 행복을 얻고 사랑의 기적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가정이나 본당 그리고 내가 속해 있는 공동체는 서로 시기나 험담 미움이 아니라 예수님 사랑의 나눔을 통해 사랑의 기적을 매일같이 체험하는 행복한 장소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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