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사이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올 2월 발표한 ‘장기기증 희망등록 동향’에 따르면, 2013년 희망 등록자가 전년 대비 82%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모바일을 통해 장기기증 신청이 가능해지고, 혜택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가 전국 19~59세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47.7%가 장기기증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교회 내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마산교구 진주 칠암동본당은 내년 설립 50주년을 맞아 신자 1/3이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했으며, 지난 10월 수원교구 진사리본당은 본당의 날 행사 중에 사후 장기기증 서약식을 갖기도 했다.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것은 2009년부터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 당시 각막을 기증하면서 작은 씨앗을 심었다. 이후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가 급증했다. 서울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가 10만 명을 넘은 것도 그즈음이다. 본부가 1989년 사후 장기기증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무려 22년만의 성과였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가톨릭 장기기증 전국네트워크’를 출범하고, 김 추기경이 심은 씨앗을 키워나갔다. 그러나 김 추기경 선종 5주기인 올해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가 확연히 줄었다. 2009년과 2010년 정점을 찍은 후 교회 내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죽은 뒤의 장기기증은 훌륭하고 칭찬받을 일이며 헌신적인 연대의 표징’(2296항)이라고 강조한다.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내놓으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가톨릭신자에게는 장기기증이 사명일지 모른다. 더불어 이웃과의 연대이자 스스로 천사가 되기로 결심하는 위대한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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