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일인 16일은 제47차 평신도 주일이다.
이날은 교회의 한 지체이자 절대다수이기도 한 평신도들이 하느님 사랑을 받는 백성임을 재확인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성화소명을 다짐하는 참으로 뜻 깊은 날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평신도를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는 하느님의 백성으로,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자직, 왕직에 참여해 “하느님 백성 전체의 사명 가운데서 자기 몫을 교회와 세상 안에서 실천하는 그리스도인”(교회헌장 31항)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평신도에게는 이중의 사명이 있다. 교회 안에서 교회의 성장 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일과 세상 안에서 삶의 모범을 통해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는 일이다.
하지만 현세에서 평신도들이 걸어가야 할 길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은 듯하다. 오늘날 교회는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도전들은 과거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광범위할 뿐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는 면이 적지 않다. 세상이 주는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참된 복음적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평신도들부터 새롭게 깨어나야 한다. 평신도의 고유한 자리는 세속이고, 평신도는 무엇보다도 세속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도록 부름 받은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어지러운 세상을 하느님 뜻대로 당신 보시기 아름답게 바꿔 나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증거하고 살아가는 데서 찾는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그리스도인 생활의 필수요소이다.
가난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스스로 복음화될 때 새로운 복음화의 길이 열릴 수 있음을 되새기는 평신도주일이 되길 바란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