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교구가 국내 14개교구 가운데서 처음으로 남미지역에「피데이 도눔」선교사제 3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하고 구랍 28일 교구장 박정일주교와 교구사제단이 파견미사를 집전했다. 이들 3명의 선교사제들은 이달중 알려지고 있다.
먼저 교구내 여러가지 어려움과 난관에도 불구, 이와 같은 용단을 내려준 전주교구 당국과 선교사를 자원한 3명의 사제들에게 뜨거운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신앙의 선물」이란 뜻을 지닌「피데이 도눔」이란 교황 삐오 12세가 1957년 발표한 회칙 이름으로 그 내용은 사제수가 극도로 부족한 나라에 보다 나은 나라에서 도움을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바로 이 회칙이름을 따「피데이 도눔」선교사로 불리우고 있다.
한국인 사제가 외국선교사로 나선 것은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4년전 한국외방선교회 소속 사제 4명이 파푸아 뉴기니에 파견돼 현재 선교사로 활동중에 있다.
그러나 이번 전주교구의 선교사제파견은 한국외방선교회와는 좀다른 각도에서 그 의미와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그것은 먼저 해외선교를 목적으로 조직된 선교단체가 아닌, 교구단위에서 선교사를 파견하는 점이다. 선교단체가 해외에 선교사를 파견하는 것은 설립목적 자체가 해외선교로서 1백%의 인력을 해외선교에만 전담시킬수 있으나 교구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교구사목이 최우선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우선적인 교구사목을 제쳐두고 해외에 선교사를 파견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우리는 전주교구의 해외선교 사제파견이 교구사목을 등한시하거나 사제수가 남아돌기 때문에 가능하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실례로 1983년말 현재 전주교구 교세를 보면 전체 신자수는 7만 7천 9백여명에 사제는 총 89명이다. 사제들중 37명이 은퇴ㆍ군종ㆍ유학ㆍ휴양 여타 특수사목에 종사하고 있어 실지로 사제 1일이 4백명에 달한다. 이 숫자를 보면 사제가 부족한 것은 국내 다른교구와 비슷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교사제를 파견하기로한 것은 대단한 용단일 수 밖에 없다. 자체교구도 사제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으면서도 해외교회를 돕겠다고 나선 것은 그리스도교적 사랑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고 보기때문이다.
교구 출범부터 한국인 자치 교구로 국내 여타교구들보다 더 많은 어려움과 고충을 극복하면서 성장해온 교구이기에 부족한 가운데서 나눌줄 아는 그 정신, 그 결단이 참으로 값어치있다고 보는 것이다.
2백년동안 받으면서 자라온 한국교회내에 새로운 3백년대를 개막하는 시점에서 베풀줄 아는 교구가 있다는 것은 한국교회와 나아가 세계교회에 희망과 용기를 더해주는 쾌거로,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낸다. 아울러 선교사제들의 건강과 순교자적인 사제의 삶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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