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년회다, 동창회다 해서 엄마ㆍ아빠들이 바쁜 송년을 맞던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한 본당의 중강당에서는 때아닌 팝송이 흘러넘쳤다.
최근 유행하는 미국 청년가수의 노래까지 한몫을 한 이날은 바로 청소년들만을 위한 디스코파티가 장장 2시간동안이나 펼쳐졌던 것.
중학 1학년 아우부터 고3 형님까지 2백 50여명이 입추의 여지없이 중강당을 메운 이 디스코파티는 한해동안 공부에 지쳐버린 몸과 마음의 찌꺼기를 한꺼번에 발산하는 축제였다.
땀에 젖어 춤추는 학생들은 아는 노래의 가사도 따라 부르며「그들 나름대로」즐기는 시간을 어른들이 생각하기 쉬운 어둡고 퇴폐적인 분위기는 찾을 수 없었다. 오직 즐거워하는 청소년들의 밝은 웃음만을 볼수 있었다.
땀을 식히기위해 강당밖으로 빠져나온 한 여학생은 상기된 얼굴로『너무 즐거워요』라며 웃었는데 집에서는 보통 디스코 춤을 추는 것을 좋지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고등학생은『어른들은 무조건하지 말라는 말만한다』면서『우리들이 함께 놀곳은 없지않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말라」는 것은 많아도 진정 그들을 위한 것은 극히 제한돼 있는 현실. 오직「하라」는 것은 공부뿐인 이시대에 청소년들은 방황하고 있다.
「건전하게 자라라」라고 말만하던 어른들이 최근 그들을위해 여러가지 행사를 마련하고있지만 과연 그들의 시각에서 그 행사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청소년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당 신자들을 설득, 지난해 추석때에도 디스코파티를 열었던 이 사제는 오늘의 청소년문제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꼭 디스코파티가 아니더라도 좋다. 어른들이 자신의 청소년시절을 상기해보는 것만으로도 문제시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시각은 어느정도 바뀔수 있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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