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가을, 우리 가족이 서울에서 부산으로 처음 이주했을 때의 생활은 낯설고 두렵기만 했었다. 그러나 막상 부산을 떠나올 때는 어렵게만 생각되던 이웃들과의 관계가 포근하고 넓게만 느껴졌다.
지난 12월 29일 차창 밖으로 멀어져가는 부산을 바라보면서 항구의 거친바람까지도 정들었던 이곳에서의 생활도 이제 끝이구나하는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아빠의 일, 집안 일, 괴로웠고 기뻤던 날들, 지나온 세월보다 더 많은 사연을 만들었던 것 같은 생활, 그 모든것들에 은근한 정이 깃들어 있음을 느낄수 있다.
떠나던 날 아침 설거지를 끝내기가 무섭게 친구들이 우루루 모여와 올망졸망한 수십개의 이삿짐을 짐차에 날라주었다.
고운손에 먼지가 덕지덕지 묻어도 아랑곳 않고 도와주는 그들의 사랑에 나는 고맙고 감사한 마음 그 이상을 느꼈다.
그들의 사랑은 그것뿐만 아니었다. 성탄 낮미사를 마치고 본당에서 성가대를 위해 베푼 자리에 내가 그동안 충실하지 못하고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친절을 베풀어주시는 신부님, 수녀님 그리고 친구들의 사랑에 끝내는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것은 바로 사랑! 사랑을 받았음에 감사의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이제 이곳 대구에서, 부산시절초기 외롭고 두려웠던 생활을 오로지 주님께 의지하며 본당 여러자매들의 위로속에살았던 것처럼 주님의 뜻에 순응하며 부끄럼없는 삶을 살리라고 맹세한다.
가야본당 여러 자매님들 친구들과의 만남과 헤어짐은 바로 사랑이었기에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가야본당의 무궁한 발전과 특별히 성가대 자매님들 글로리아들 모두에게 영육의 건강과 주님의 사랑이 가득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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