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대림 제2주일을 인권주일로 정한 것은 1982년이었다. 하느님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 존엄성이 유린당하고 하느님에게서 부여받은 권리가 짓밟히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면서, 또한 인권을 침해당한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올해로 33회째 인권주일을 맞고 있는 가운데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유흥식 주교는 담화문을 통해 사회 전반에 걸친 ‘인권수호’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특별히 “생명이 잉태된 후부터 모체 안에서 발육할 수 있는 권리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생명에 대한 권리, 일치된 가정에서 그리고 인격의 발전에 적합한 장소에서 살 권리, 진리추구와 인식을 통하여 자신의 지성과 자유를 발전시킬 권리, 그 외에 지상의 물질 재화를 올바르게 취득하여 자신과 식구들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노동할 권리”(백주년, 40항)라는 교회 가르침을 제시하면서 하루 평균 960명이 죽어가는 낙태아 문제를 비롯, 부모의 학대와 폭력에 희생된 칠곡 울산의 어린이 등 우리 주변의 다양한 폭력과 인권 침해 현실을 바라보게 했다.
교회 가르침에서도 드러나듯, 인간 존엄성 수호와 사랑의 문화 건설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향기’라는 본분을 생각할 때 무엇보다 앞서 실천해 가야할 내용이다. 또 생명의 보루인 교회가 보여야할 결코 변할 수 없는 직무다.
부당하게 인권이 침해되고 있는 현실에, ‘남의 일’이라고 외면하는 상황은 더 이상 벌어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유흥식 주교가 담화문에서도 지적했듯, 인권주일을 맞아 교회는 물론 신앙인 각자가 한 번 더 스스로를 이웃을 돌아보며 회심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인권문제에 새롭게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사회교리 주간이기도 한 이 시기에 사회 안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아야할 그리스도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소명과 의무가 보다 강하게 부각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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