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연대해서 길을 찾아볼까?”
생활 속에 자주 사용되는 단어인 ‘연대’는 다양한 의미와 역사를 갖고 있다.
처음에는 ‘연대 보증’처럼 공동 소유에 기초한 채권-채무 관계를 지칭하기 위해 사법적 개념으로 쓰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프랑스혁명 이후에는 사회나 집단의 통합을 지칭하게 됐다.
그러나 연대를 신앙적 개념으로 조금 더 발전시켜 보면 러시아의 시인이자 신학자(정교회) 호먀코프가 설명하는 ‘소보르노스트’(Sobornost) 이론이 더욱 와 닿는다.
소보르노스트는 화해, 공동체성, 집단주의 등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가톨릭(공번된-catholic)이라는 말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
신앙과 사랑으로 결속된 구원받은 사람들의 완벽하고 유기적인 친교를 뜻하는 단어가 바로 소보르노스트다.
하지만 이 단어의 핵심은 친교 안에 포함된 나눔의 정신에 있다. 소보르노스트가 뜻하는 연대는 단순히 이해관계에 의해 결탁하거나 쉽사리 깨어질 수 있는 관계가 아닌, 각자의 삶 속에서 부여되는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정신이다.
세상이 이런 성체성사적 공동체로 하나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으로서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배려와 연대의 정신을 살아가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
안타깝게도 실제 삶에서 자신의 것을 떼어 나누며 이웃의 고통에 동참하는 모습은 신문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그러나 일상의 작은 나눔에서부터 시작해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진정한 연대를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더 이상 고통 받는 이들이 생기지 않는 세상이 오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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