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마지막주일인 오늘은 우리교회가 제정한 구라주일(救癩主日)로서 금년으로 제18회째를 맞는다. 동시에 오늘은 제32회 세계 나병의 날이기도 하다.
세계 나병의 날이나 구라주일의 제정목적은 나병으로 신음하는 환자들을 치유시켜 사회에 복귀시키고 나아가 대주계몽과 치료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이 지구상에서 나병을 완전퇴치하려는데 있음은 재론의 여지가없다.
나병은 인류의 시작과 더불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있어왔다. 한때는 유럽전역을 휩쓸기도 했으나 문명의진보와 함께 자취를 감추고 오늘날에는 열대와 아열대지역에 위치한 개발도상국들에 한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처럼 오랜세월을 두고 인류를 위협하던 나병이 오늘날 선진국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게 됐고 지역적으로도 급격히 줄어들고있는 원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나병을 퇴치하기 위한 인간의지와 노력을 결정(結晶)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가톨릭교회가 이땅에서 가장 먼저 구라사업을 시작한 1950년 대초반과 30년이 지난 현재를 비교해 보면 환자발생수가 현격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나환자수의 감소 이면에는 구라사업기관과 그 종사자들의 헌신적이고도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음을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중에서도 가톨릭 나사업가 연합회의 활약은 가장 두드러진다고 볼 수 있다.
연합회내에는 불구환자 및 양성환자 요양원 2개소를 비롯, 5개의 이동진료반 5개의 단기입원실, 3개의 일반고아 및 미감아를 위한 보육기관과 1개의 치료 및 연구관이 활동하고 있으며 전국 1백 1개소의 음성나환자 정착촌 중 천주교 신자가 살고있는 38개 정착촌을 지원하고 있다.
나사업가 연합회의 사업에는 12개의 수도회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어 가톨릭교회의 구라사업은 가히 전교회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사업가연합회가 이처럼 방대한 사업을 실효있게 추진하기위해서는 재정문제가 제일 중요하고 절대적일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수많은 외국 은인들과 국내모금에 의해 어려운 가운데서도 사업을 지탱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불행스럽게도 매년 구라주일 헌금액이 눈에 띄게 줄고있단는 얘기다. 설상가상으로 구라사업은 어느 단계에 도달했으니 구라주일 자체를 폐지하자는 의견도 없지않은 모양이다.
나환자들을 격리시켜 집단생활을 계속하게 함으로써 직접 보지않고 듣지 않음으로써 형제ㆍ자매인 그들을 모른체 하려는 입장이 아니라면, 또한 아직도 끊이지않고 있는 신환자문제를 외면함으로써 더 큰 불행을 초래하길 원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구라사업의 최종목표가 개개인의 사회복귀와 구령(救靈)에 있다면 아직도 할일은 많지 않겠는가?
구라사업에 대한 전체교회의 물적ㆍ영적지원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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