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데레사는 이번 방한중 판문점에서 북쪽땅을 향해「기적의 패」를 던졌다. 북녘의 고통받는 이들과 만나게 해달라는 간절한 기도와 함께、빠리 성빈첸시오수녀회에 발현、기적을 일으킨 것을 기념으로 만들어진「기적의 패」. 데레사수녀는 이「기적의 패」에 특별한 신심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기적의 패」의 도움으로 불가능한 것 같았던 동독과 중공땅을 밟았다는 수녀의 확고한 믿음때문이었다. 파문점 방문에 앞서 밝힌 수녀의 설명에 따르면 얼마전 동독방문을 위해「서베톨릴」에서「동베틀린」으로 중공을 가기 위해「마카오」에서 중공땅으로 각각 간절한 기원을 담은「기적의 패」를 던져넣은바 있는데 그후 완강히 거부됐던 동독 중공방문이 너무나 쉽게 이루어졌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볼 때 데레사수녀의 판문점행을 순전히「기적의 패」를 북쪽땅 가까운 곳에 던져넣고자한 수녀 나름대로의 「속셈」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를 두고 어떤 이는 데레사수녀가 우리의 현실을 잘모르기 때문에 취할 수 있는 행동으로 보는 것 같다. 또한 다분히 할머니다운(?) 단순행위로 웃어넘기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데레사수녀는 남ㆍ북한 대치의 극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 했다. 아니 오히려 수녀에겐 현실이 큰 문제가 되지않는 듯 했다. 이념ㆍ국경ㆍ종교를 초월、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 수녀의 정신이자 사명이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데레사수녀가「기적의 패」를 던진 것은 고통받는이ㆍ사랑이 필요한 이들이 있는 곳이면 땅 극변까지라도 달려가고자 하는 수녀의 깊고 넓은 사랑을 그대로 보여주는, 믿음의 행위가 아닐수 없다.
어쨌든 마더데레사는「철의 장막」속으로 의심없이「기적의 패」를 던져넣었다. 북녘의 고통받는 사람들을 만나기위해「기적의 패」를 던진 수녀의 소박한 신심 앞에 부끄러움이 인다. 우리의 경직된 신앙을 되돌아 보게된다.
일흔다섯살의 할머니、굵게 마디진손에 묵주알을 굴리며 세번째로 이땅을 밟았던 데레사수녀는「묵주는 지니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는 것」임을、「의심없는 믿음은 행동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남겨주었다. 데레사수녀의「기적의 패」가 잘려진 남ㆍ북의 끈을 이어줄 수 있도록 우리의 기도를 더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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