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콘서트를 한다는 데 소나기가 뭐지?”
“생명과 사랑의 소통과 나눔과 기쁨을 위한 태교음악회”
감나무 꼭대기 남아 있는 탐스런 몇 개의 감들, 하찮은 미물일지라도 짐승들을 위해 남겨놓은 옛 조상들의 넉넉한 마음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하물며 인간 생명에 대한 소중함은 하늘과 연결시켜 우리 문화 곳곳에 전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어느 집이나 며느리가 임신을 해 출산일이 가까워지면 산모의 순산을 빌며 정화수와 흰쌀밥, 그리고 미역국을 올린 삼신상을 방 윗목에 차려놓고 ‘삼신풀이’를 하며 곧 태어날 새 생명의 건강과 수명과 복을 빌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기가 태어났을 때 문간에 두르는 새끼줄을 ‘금줄’ 또는 ‘검줄’이라고 하여 솔가지가 걸리면 딸이고, 빨간 고추가 걸리면 아들임을 알 수 있었다.
‘금’은 신(神)을 가리키는 우리 옛말인 ‘검’에 기원한다고 한다. 중국 한자에 우리말인 신성과 결부된 ‘검’이란 소리를 받아들인 글자들이 적지 않은데 그 중 하나가 금(禁)이다. 금은 ‘어길 수 없는 신의 뜻’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금줄은 검줄로 간주되며 ‘신의 줄’이란 뜻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신성한 곳에 친 금줄을 경계로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성역을 표시하였다.
임신은 부부사랑의 결실이며 가장 큰 축복이다. 이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바르게 교육시키는 일은 가장 행복한 일이며 아름다운 일이다. 엄마 아빠가 행복해야 아기 역시 행복하다. 아기는 모체 안에서 엄마가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전달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엄마의 배에 대고 속삭이는 아빠의 사랑의 대화 역시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실제 초음파 실험을 한 결과, 엄마가 TV를 통해 재미있는 장면을 보고 즐겁고 행복한 상태였을 때에는 뱃속에 아이도 힘차게 발을 뻗으며 반응을 하지만 슬픈 장면을 볼 때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자극에 따른 반응을 통해 뇌가 성장하는 원리를 본다면 산모 태교의 중요성은 이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사회와 교회 안에서 제공되는 임산부들을 위한 다양한 강좌와 프로그램들이 젊은 부부들에게 관심이 높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 임산부들을 위한 사목적인 배려나 관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가 제시한 ‘임산부 축복식’을 활용하는 본당이 증가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태교를 통한 신앙 교육이나 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어쩌면 이러한 무관심이 젊은 부부들이 교회에서 점점 사라지는 원인이 아닐까?
최근 우리사회는 저출산이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한국사목연구소가 발표한 ‘생명과 가정에 관한 조사’에서 출산의 당위성에 대해 세대 간 차이가 크게 나타나 미혼인 경우 4명 중 1명은 ‘자식은 낳아도 그만, 안 낳아도 그만’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남아 선호 사상은 사라지고, 무엇보다 경제적 이유가 출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전하고 있다. 이제 아이를 원치 않는 가정에는 더 이상 임신이 축복이 아니라 불행으로 다가와 뱃속의 아기는 죽음의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저출산의 문제는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공감하고 있는 문제이며, 국가적인 재앙수준으로 위협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들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이에 대한 해결책을 이미 알고 있다. 소중한 인간 생명이 한 생명이라도 지켜지고 존중받는 생명 문화가 꽃피웠을 때, 비로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성경에 가브리엘 천사는 두려움에 있는 마리아에게 다가가 임신의 축복을 기쁜 소식으로 선포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 이제 우리도 생명의 문화를 위해 임신이 얼마나 하느님의 큰 은총이며 기쁨인지 생명의 복음을 선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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