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께 어떻게하면 내 자신을 바치는 거룩한 생활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만이 온 하루를 지배했다. 유아 영세 후 뒤늦게 천주의 품을 찾은 나이기에 속죄의 보속을 더 많이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내 즐거움과 안다는 생각이다. 내 즐거움과 안위만을 찾던 때와는 달리, 이제는 내 주위의 이웃을 생각해 본다는 그 한가지만을 보아도 나는 변했고 변하고 있다. 우리의 죽음도 깊이 생각해 볼만큼 자랐고, 죽는 그 순간부터 이 세상은 아무것도 아님을, 알았다. 흙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고….
내가 이 순간 죽어 영혼이 하느님께 심판 받는 것을 생각하니 아무 것도 주님을 위해 해 놓은 일이 없는 나로서는 생각하기 조차 싫은 어둠이다.
아무것도 아닌 이 세상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하나? 불과 일년만에 내 자신이 이렇게 클 수 있었음도 내 안에 주님의 인도 하심이 확실하다. 내가 바라던 직장과 시간을 얻은 것도 부좃한 이 마음을 돌아 보시고 순명으로 더 많은 희생과 봉사를 드리는 성모님의 일에 동참시키려는 주님의 뜻으로 받아 들여진다.
새벽의 엷은 파랑으로 물들여진 하늘과 공기를 마시며 빛나는 별들을 머리에 이고 발걸음을 내딛는다.
오늘 하루도 천주를 생각하며 살았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으로 위안을 삼아 대문으로 들어선다.
하루 시간이라도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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