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고유의 명절인 설날이 금년부터 민속의 날로 제정돼 공휴일이 됐다.
오랫만에 직장인들도 느긋한 마음으로 가족ㆍ친지들과 함께 어울려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금년도 구정은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이지만 한국교단이 이날의 단식、금육을 관면함으로써 설날을 지내는데는 아무런 장애가 없었다.
이날 전국 각 성당에서는 조상을 위한 미사를 봉헌했는데 특히 부산교구 ㄷ본당에서는 공의 제사양식을 가미한 미사를 봉헌해 관심을 끌었다.
떡 과일 강정 각종 부침 등 집집마다 정성스레 장만한 음식들이 미사전 제단위에 그득하게 쌓였고 봉헌예절 때 신자들은 정갈한 마음으로 분향을 하고 음식들을 봉헌했다.
미사후에는 명절때 음식을 나누는 풍습대로 인근 양로원과 고아원을 방문、음식과 함께 그리스도의 사랑과 형제애를 나누기도 했다.
ㄷ 본당 주임신부는 「제물의 뜻과 나눔의 뜻이 담긴 이날의 음식들을 소외된 이들과 함께 나누는 것은 제사 후 음복하고 음식을 함께 먹는 것과 같은 뜻」으로 풀이했다. ㄷ본당에서는 이번 설날뿐 아니라 지난해 추석에서도 이같은 방식으로 미사를 봉헌해 신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명절이나 기일 등 조상을 추모하는 미사전례에 우리 고유의 제사양식을 도입하는 움직임은 몇년전부터 서울ㆍ대구 등지의 몇몇 본당에서도 시도돼 오고있다.
이런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은 한결같이 제사의 기분을 맛볼수 있어 좋았다는 얘기들이다.
미사전례에 민족고유의 제사의식을 도입하는 문제. 이문제는 어느 한두본당에서만 이뤄질수는 없다.
유교문화에 젖어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대다수 신자들이 원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 몇몇 분당에서 시험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조상추모 미사전례에 고유의 제사 양식을 도입하는 문제는 한국교회전체의 통일된 지침이 있어야 하지 않을가?
우리의 신앙선조들이 제사문제로 순교한 점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없진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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