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출근준비를 하고 정리정돈을 한후, 예수님과 함께 함을 기억하면서 작고 오동통한 통장을 들고 먼저 은행을 향하여 부지런히 걷는다. 얼마 안되는 금액이지만 그동안 여간 살이 찐거 아니다. 두 귀를 쫑긋 세우고 앞발을 들고 늘 책상앞에서 나와 함께 마주보고 웃는 친구 토끼 저금통, 매일매일 늘어나는 통장을 볼때에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오늘도 어김없이 은행문을 밀고 들어선다.
훈훈한 온기가 차갑게 젖어든 옷속으로 스며들고 상냥한 은행원 아가씨의 말씨가 여간 따스하게 느껴지는게 아니다. 하루라도 거르거나, 늦거나 할때면 아가씨의 걱정이 대단하다.『오늘은 조금 늦으셨군요』『밖의 공기가 여간 차가운게 아니예요. 눈길 조심하세요』자주들러 예금하는 은행아가씨와의 대화이다. 이제는 아주 귀에 익숙한 소리다.『나병희씨!』담당아가씨의 목소리에 받아드는 노오란빛 저금통장.
작지만 늘어나는 액수에 더욱 뚱뚱해진, 이제 마악 부활한 노오란 병아리 깃털 같은 빛의 통장이 어미닭만큼이나 자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욕심없이 차근차근 한 계단씩 오른다면 되리라.
얼마전부터 고통받는 내형제분들께 작은 힘을 보태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이일을 시작했다.
주님의 따뜻한 사랑을 하루속히 상처가 아물기를 기도드리며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나는 은행에 갈 것이다. 그분들 (나 환자들)의 건강을 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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