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을미년(乙未年)의 새로운 해가 떠올랐다. 해가 바뀐다고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새해를 맞으며 품는 희망은 그 자체로 삶의 활력소이자 하느님 나라를 앞당겨 사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올해 특별히 우리 민족은 광복 70주년과 분단 70주년을 맞는다. 이 때문에 남북관계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아니, 남과 북 사이에 변화의 움직임이 움트지 않는다면 앞장서 한반도에 평화의 물결을 일궈낼 몫을 지닌 이들이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다.
하지만 여전히 암담하기만 한 것이 남북관계의 현실이기도 하다. 천안함 사건으로 취해진 5·24 대북조치, 금강산 관광, 대북전단 살포, 북한 인권문제 등을 둘러싼 대립으로 남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간 남북관계는 몇 차례 호기를 맞기도 했다. 1972년 7·4남북공동성명 발표를 비롯, 지난 2000년 분단 55년 만에 처음 만난 남·북한 두 정상이 내놓은 6·15남북공동선언, 그리고 2007년 이뤄진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이 합의한 10·4 남북정상선언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한 결과 분단으로 인한 아픔은 오늘날까지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때에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의정부교구를 필두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등 한국교회 곳곳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진정으로 통일을 준비하고 북한 주민을 한 형제로 끌어안아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새로운 희년을 맞이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자신을 낮춤으로써 소통의 길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고선 대립과 분열이 남긴 뼈저린 경험을 되풀이하는 역사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통일로 향한 새 이정표를 세우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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