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8월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문으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뜻 깊은 시간들이었습니다. 참으로 ‘8월의 크리스마스’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손을 꼭 잡아주며 격려하시고, 장애인과 청년 등에게 희망을 선사해주신 교황님. 그 인자하신 모습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과 격의 없이 만날 때, 종교를 넘어 모든 한국인들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직도 성당에 갈 때마다 “교황님께서 보여주신 모습에 큰 감명 받았다”는 분들이 많은 걸 보면, 소위 말하는 ‘프란치스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프란치스코 효과’가 미미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여전히 한국에는 어렵고 힘든 이들을 위해 진심을 다해 봉사하는 이들이 더 필요한 것 같고, 당장 성당 안에서도 나눔·봉사의 의미를 ‘내 호주머니의 여유로운 돈을 꺼내주는 정도’의 시혜적 수준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과연 교황님께서 늘상 이야기하시고, 한국에서도 강조하셨던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란 무엇일까, 내가 할 역할은 어떤 것이 있을지 고민이 많은 요즘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권고 「복음의 기쁨」을 통해 교황님의 뜻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그리스도인과 공동체는 가난한 이들이 사회에 온전히 통합될 수 있도록 가난한 이들의 해방과 진보를 위한 하느님의 도구가 되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을 귀담아 잘 들어주고 그들을 도와주어야 합니다.”(187항) “그들의 친구가 되고, 그들에게 귀 기울이며, 그들을 이해하고, 하느님께서 그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신 그 신비로운 지혜를 받아들이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198항)
그리스도인은 가난한 이들과 함께 그들의 아픔과 함께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돈을 주며 할 도리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여정의 중심’으로 삼고 그들의 친구가 되어 고통을 나눠야 함을 교황님은 강조하십니다.
2015년은 저 나름대로 ‘복음의 기쁨’을 실천하는 삶을 사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선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주위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 나설 생각입니다. 혹시 이웃에 혼자 사는 어르신이 계시면 말벗이라도 해드리는 것이 그 실천이 아닐까요? 뭔가 거창한 것보다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마음을 열고 그분들과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모든 신자들이 올해는 ‘복음의 기쁨’을 살고 세상이 더 밝아지면서 ‘프란치스코 효과’가 더욱 확산되기를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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