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가 핵발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신재생에너지 정책 도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영상물을 배포하고 그리스도인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다 아는 바와 같이 에너지정책은 국가와 민족의 흥망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이 때문에 국가차원의 에너지정책 수립에는 그만큼 많은 고려와 노력이 뒤따라야 할 뿐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전망이 필수불가결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세워진 23개 핵발전소에 더해 2035년까지 18개의 핵발전소를 추가로 세우려는 정부의 2차 에너지 기본계획은 과연 우리 민족의 미래를 생각한 것인지 심각한 의구심을 품게 한다.
지난 몇 년간 76만5000볼트에 이르는 초고압 송전탑 건설로 몸살을 앓은 밀양 문제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송전탑 건설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갈등도 결국은 핵발전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으로 인해 빚어진 문제다. 이를 두고 교회 안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이 현실이지만 시시비비를 가리기 쉽지 않은 사안이라고 해서 침묵이나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그리스도인답지 않은 자세라 할 것이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 필수불가결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970년대에 세운 에너지정책의 골간을 지금까지 유지하는 바람에 적잖은 문제에 봉착해있는 상황이다. 또한 효율만을 따지다 보니 안정성이나 미래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핵발전 중심의 에너지정책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문제는 우리 민족, 나아가 인류의 미래와도 맞닿아 있다. 에너지문제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이 과연 누구인지 돌아보고 그들의 아픔을 헤아릴 줄 알 때 우리 시대에 하느님께서 주시는 참뜻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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