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세례 축일이다. 예수님께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요르단강에서 세례받은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 모든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난다. 하지만 어떠한 회개나 죄의 용서도 필요하지 않은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이유는 뭘까? ‘하느님의 뜻’ 때문이다. 하느님은 세례받은 예수님을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라고 선포하셨다. 이로써 단지 죄를 씻는 세례가, 하느님 자녀가 되는 새로운 탄생의 예절로 변화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통해 타락한 인간과 자신을 일치시켰으며 우리를 대신하는 속죄의 십자가를 본격적으로 짊어지게 되셨다. 즉 예수님의 세례는 세상을 구원하는, 메시아로서의 공생활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세례받은 이들을 특별히 보살펴 주신다. 이사야서에 “갈대가 부러졌다 하여 잘라버리지 않는다. 심지가 깜박거린다 하여 등불을 꺼버리지 않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나약한 우리가 설혹 잘못했다 하더라고 포기하기 않고 단죄하지 않겠다는 하느님 의지를 잘 드러내는 말이다. 이런 하느님의 배려에 우리는 이렇게 응답해야 한다. “정의를 세우고, 세상의 빛이 되고, 소경의 눈을 열어 주고, 묶인 이들을 풀어주어야 한다.”(이사야 42,7)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는 동시에 다른 성사를 받을 수 있게 해 주는 세례성사. 이 성사를 받으려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것이 ‘회개’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해, 나의 마음을 오로지 하느님께로 향하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세례 때의 감격과 서약을 회상하고 그에 걸맞게 충실히 살아가야 한다. 세례받은 그리스도인의 삶은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 주신 하느님께 늘 감사드리는 삶이 되어야 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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