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취재현장에서 만난 한 신자는 올해로 25년째 요셉의원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인물이었다. 대화 중 그는 잠시 예전의 기억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복수가 가득 차 위급한 환자 한 명을 떠올렸다. 당시 요셉의원 설립자 선우경식 원장이 다급한 목소리로, 당장 엑스선 촬영이 필요하다고 전화를 해왔다고 한다. 직장 일도 남았고 또 퇴근이 늦어지면 가족들의 섭섭함이 더욱 커질 것을 알고 있었다. 한 순간 망설였지만, 그는 곧바로 요셉의원으로 달려갔다. 환자를 큰 병원으로 옮기고 무사히 수술을 마쳤을 때의 그 벅찬 감동, 그는 ‘이 마음이 바로 이웃 사랑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후 봉사를 지속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필자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겉으로 보이는 미담만이 아니라, 그가 체험을 한 이후 마음 속에 담고 키워온 생각이다.
인터뷰 내내 그가 되풀이한 말은 “이웃들의 곁으로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나는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은총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의 부족한 탈렌트를 이웃을 위해 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등이었다. 감사의 힘이 사랑을 무한대로 샘솟게 하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삶을 통해 가르쳐주는 분이었다.
팍팍한 세상살이 안에서도 사랑의 온정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서로 비교하고 경쟁으로만 치닫는 우리네 세상살이 안에 결핍된 감사, 그 마음을 온전히 갖는 일은 여전히 쉬워 보이지 않는다.
새로 선물 받은 새해의 시간들, 그리스도인 모두가 ‘사랑합니다’에 앞서 ‘고맙습니다’를 먼저 고백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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