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담배를 전혀 피지 않는다. 하지만 평생 들이마신 담배연기로 치면 족히 수백 갑을 피운 것이나 다름없다. 가족 중에는 흡연자가 없으니 오로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간접적으로 흡연한 것이다.
비흡연자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조차 “이 정도 연기는 괜찮다”고 말하는 흡연자들의 당당함에 할 말을 잃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실제로 비흡연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흡연자들이 무심코 내뱉는 담배연기로 인해 기침에 시달려야 하고,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다행히 올해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연구역의 전면 확대로 사무공간은 물론 식당과 공중이용시설에서 담배연기를 맡을 일이 없어졌다. 게다가 담뱃값까지 올라 금연을 새해 목표로 세우는 이들이 많아졌다.
금연 바람이 부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교회에서도 금연 운동을 위한 작은 움직임이 꾸준히 이어진다. 일부 본당은 성당 전역을 금연 구역을 지정하며 금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을미년 새해를 맞아 지난 11일 ‘친환경 금연 선포식’을 연 서울 세종로본당도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이 움직임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금연 선포로 끝나지 않고, 가난한 이웃들과의 나눔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가난한 이웃의 벗인 예수를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이 달라도 달라야 한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를 돌보는 것이 진정한 기쁨이자 행복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내뱉으면 금세 사라지는 연기에 현혹되는 대신 금연을 통한 나눔으로 교황이 말하는 ‘진정한 기쁨이자 행복’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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