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신앙생활을 보면 가끔 어느 한쪽을 소홀히 하는 사람이 눈에 띈다. 즉 어떤 사람은 본당에서 일하는 것이라면 모든 것을 뒤로하고 일하는 사람도 있고 반면에 본당에는 잘 나오지만 어떤 활동이라면 조금도 참여하지 않는 사람을 가끔 본다. 여기서 문제는 어떤 한쪽에 너무 지나친데 있다고 보겠다. 그 이유는 우리를 세례성사로 교회의 일원이 되게 하시고 또 그 교회안에서 우리를 봉사케 하신분이 혼인성사로 가정을 위해 봉사하게 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즉 남편과 자식의 건강이나 기쁨은 아랑곳 없이「이것은 하느님의 일」이므로 협조해야 한다고 교회일에 너무 적극적으로 나서면 모순이 된다고 본다. 물론 이 말은 반대로 뒤집어서 너무 가정에만 급급하여 교회에 참여하여 봉사하는 것에 소홀히 하는 것도 모순이 있다고 본다. 「그리스도는 어떻게 하셨는가」라고 물음에 답변하면 그 해결책이 나오리라고 본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는 우리 신앙생활의 기준이고 목적이기 때문이다. 복음서에 보면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이냐라는 율법교사들의 질문에 그리스도는『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라』 이것이 첫째가는 계명이고『네 이웃을 네몸같이 사랑하라』는 둘째계명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마태오22ㆍ34~39)고 말씀하신다.
여기에서 우리는 하느님 사랑과 인간사랑의 아름다운 조화를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십계명 역시 인간을 사랑하는데 지킬 것과 하느님을 사랑하는데 지킬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아름다운 조화를 꾸며 낼 수 있는가에 있다. 일만 부지런히 한다고 신앙생활을 잘하는 것이 아니며, 그렇다고 아무런 노력 없이 기도만 열심히 한다고 신앙생활이 잘 되어 간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앞에서 말했듯이 그리스도처럼 기도와 일,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 말과 행동 그밖에 교회일과 가정일이 서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룰때 참다운 신앙 생활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리스도께서는 인간의 모습으로 십자가에 죽기까지 지상생활을 하셨지만, 천상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마태오18ㆍ14)따르셨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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