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톨릭에서는 교회창립 2백주년、프로테스탄트에서는 교회전래 1백주년이 1984년 같은 해로 딱 맞아떨어진 데에는 시간의 공교로움도 있지만 그 2백년과 1백년에는 서구사상의 한국이입(移入)을 선호하는 분명한 이정표가 있었다고 봅니다.
여=천주교는 작년 5월 6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모신 가운데 여의도에서 103위 순교복자 시성식을 겸해 2백주년 기념대회를 장엄하게 열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습니다. 그런데 개신교는 작년 8월 선교대회란 이름의 행사를 갖고 막상 1백주년기념 전국대회는 오는 4월 5일 개최한다지 않습니까. 101주년 기념대회를 갖게되는 특별한 의미가 무언가요?
남=당초 교회사가들의 1백주년 기산(起算)은 알렌이 입국한 1884년을 선교원년으로 보았던 것인데 알렌은 선교사 아닌 의사로 도착했다고 해서 언더우드와 아펜젤라 두 목사가 입국한 해로 수정하게 된거랍니다. 더구나 두 목사가 인천항에 처음 내린 날짜 4월 5일을 골라서 기념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합니다.
여=1885년의 4월 5일은 부활주일이었다지요. 올해는 주일로 맞아떨어지는 기연이 성립되지 않았군요. 언더우드는 장교로、아펜젤라는 감리교로 같은 배를 타고 누가 한발짝이라도 먼저 발을 내디뎠느냐 아니면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고 내렸느냐는 후문이 바로 그것인 줄 이제 알았습니다.
남=개신교는 교단마다 서로 다른 찬송가를 사용했기 때문에 부활절 연합집회 같은 때는 불편을 겪었으나 1백주년을 치르면서 통일찬송가를 만들어냈답니다. 에큐메니컬 운동의 진일보를 이룩한 셈이지요.
여=「에큐메니컬」이라면「가톨릭」과「프로테스탄트」가 69년에 착수한 성서공동번역 사업을 들수 있지 않을까요.
남=그렇습니다. 독일과 일본이 신약은 공동번역했어도 구약까지 함께 완성(71년)해 낸 나라는 우리 밖에 없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못한 신구약 공동번역의 위업을 이룩하긴 했어도 문제가 있습니다. 공동사용을 하지 않으니….
여=「GOD」를「하느님」이라고 번역했다고 해서 개신교측이 공동번역본을 사용하기를 거부하고 있는 일을 두고 두고 가슴 아파하시는군요.
남=그때 양측 학자들이 유일신(唯一神)의 명칭을 하느님으로 통일한 것은 서로 달리 써오던「천주님」과「하느님」이란 말을 피차 양보하기로 합의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개신교쪽에서『오직 하나이신 신을 믿는 종교란 뜻에서「하나님」이라 했는데 어째서 범신론적인「하느님」이란 말을 쓰느냐』고 반발했던 것이지요.
여=개신교의「하나님」은 원래 만주에서 처음 성경을 번역할때 서북지방 사투리이던「하날」을 선교사들이 잘못 기록한데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표준말은 엄연히 하느님이고 애국가에도「하느님이 보우하사…」로 돼있습니다.
남=뜻있는 장로 한분은 하느님을 범신론이라 공격함은 기독교 역사를 모르는 소치라고 한탄했고 개신교의 유수한 연구기관인 한국 신학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책에는 모두 하느님으로 표기하고 있음을 기억해주십시오.
■지금까지 성베네딕또수도회 조광호 신부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이번호 부터는 일간스포츠 레저부장 이충우씨께서 집필해 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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