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미사를 마치며, 늘 다짐하는 말이다.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복음을 전하기는커녕 복음에 맞는 삶을 살아가기도 힘들다. 하느님의 자녀로 맞갖은 삶을 살고 있는지 반성해보지만, 삶 안에서의 내 모습은 여전히 미운 모습 투성이다.
대학교 때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중년의 아주머니들이 작은 책자를 전해주며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천주교 가두선교단원들이었다. 사실, 그때 도서관 로비에서 띠를 두르고, 천주교를 알리는 그분들과 만나지 않으려 피했다. 신앙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하느님의 사랑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 거리로 나선 그 분들은 더 많은 학생들에게 천주교를 알리기 위해 바쁜 걸음으로 로비를 걷고 있었다. 발걸음은 가볍고, 목소리는 힘찼다. 하지만, 그 당시 난 주위에서 바라볼 시선이 부담스러워 인사하기를 꺼렸다.
지금도 난 그러한 모습에 머물러있다. 성당에서, 미사 가운데 신자임을 드러내지만, 일상의 삶 안에서는 침묵한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도, 십자성호 당당히 그으며 신자임을 드러내는 것도. 선교의 사명은 그리스도인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인데, 난 주위 친구들에게조차 신앙을 권유해본 적이 없다. 부담스러워 할까봐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았다.
숙제로 남아있는 선교. 이제 미루고 있던 숙제를 끄집어내 조금씩 풀려고 한다. 대놓고 말로 전할 수 없다면, 그리스도를 모르는 이들을 위해 기도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신앙의 기쁨을 알릴 것이다. 머리가 아닌 행동으로 선교에 나서기 위해 용기를 청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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