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활절, 성당에서 조를 나눠 혼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맛있는 음식과 부활계란을 나눠드리기로 했다.
출발하기 전에는 설레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이기 때문이라 그런지 방문 전 미리 전화를 드렸을 때도 전화를 받지 않는 분도 계셨고, 잘 들리지 않으셨는지 대화를 할 수 없어 연락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선생님께서 함께 계셨지만 주소를 보고 길을 직접 찾아가야한다는 것도 어려웠고 무엇보다 같이 하는 팀원들이 다들 나이가 어려 무거운 짐을 들고 가야한다는 것도, 먼 길을 찾아 걷는다는 것도 힘들었다.
고생 끝에 집에 찾아갔을 때는 초인종을 누르고 한참을 문 앞에 서있어도 나오시지 않으셨다. 그렇게 문 앞에서 한참을 기다리며 어린 아이들이 지쳐있을 때쯤 문은 열렸다. 그렇게 들어가서 우리는 다같이 인사를 드린 다음 준비한 음식들과 부활계란을 드렸다. 너무 고마워하시는 그분들을 보면서, 얼마나 외로우실까 생각하니 슬펐다. 그렇지만 뿌듯함은 계속 자리 잡고 있었고, 그 힘으로 더 많은 분들에게 찾아갔다.
가장 먼저 찾아뵌 할아버지께서는 담배를 피셔서 별로 좋지는 않았지만 정말 친절하셨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면서 고마움을 표시하셨다. 그리고 다음으로 뵌 할머니는 집을 찾기 가장 힘들었고 생활하시는 집이 작았다. 작은 집이었지만 그 집은 예수님과 함께였다. 할머니께서는 허리가 안 좋으셔서 앉아있기 힘들어하셨지만 우리를 위해 앉아서 손도 잡아주시고 너무 고맙다고 하셨다.
우리가 갈 때는 할머니께서 문 앞까지 배웅해주셨는데 잠깐이었지만 할머니의 따스함을 느꼈었기 때문에 떠나는 길이 아쉽고, 어쩌면 다시 볼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마음이 먹먹했다. 앞으로도 이 할머니께서 건강히 성당도 잘 다니시기를 바라며 다음 집으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어느 할아버지을 찾아갔다. 며느리분께서 우리에게 간식을 주셨기 때문에 배고팠던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 들어 올 때는 힘든 표정이었지만 갈 때는 웃음을 가지고 가게 되었다. 힘들어하였던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조장으로서 너무 감사했다. 마지막 선물을 드리고 나니 뿌듯했다.
처음에는 무거운 선물을 들고 길을 찾아 헤매어 힘들었지만, 한 분 한 분 만나 뵈면서 힘든 생각은 사라졌고 뿌듯함을 느끼며 더 힘을 내어 걸었다. 그리고 그 선물들이 하나씩 줄어들 땐 아쉬웠지만 부활의 기쁨을 너무나도 많이 누렸기 때문에 행복했다.
어느 할머니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하느님의 자녀이기에 이렇게 예쁘구나… 너무 감사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고 하느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하느님 안에서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성당에 다니면서도 하느님의 자녀라서 감사한 사실을 잊고 지낸 날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예수님을 알리는 기회를 갖게 되고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드리면서 다시 한 번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 정말 의미 있고 뜻 깊은 시간이었다. 다음번에도 이런 기회가 주어져 또다시 모든 분들과 참 좋으신 예수님을, 그리고 부활의 기쁨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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