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린이집 아동폭행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집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이 불거지자 정부와 지자체들은 그 대안으로 CCTV를 설치해 안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나섰다. 어린이집 관계자들과 유아교육전문가들은 CCTV 설치가 교사의 업무 의욕을 저하시키고 어린이집과 부모 사이에 불신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CCTV 확충의 목소리는 여전히 힘을 받는 듯하다. CCTV 없이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지 말아주세요.”
교회가 운영하는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들려온 학부모들의 목소리다. 이 어린이집에서는 서울시가 인천 어린이집 사건 이후 CCTV 설치에 관한 수요도 조사를 했을 때도 학부모의 20%가 설치에 반대했다. 부모들은 어린이집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다. 사회적인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교회 내 어린이집에 대한 신뢰는 인간과 생명을 중요시하는 교회의 정신이 실현됐기 때문이다. 사실 교회 내 어린이집이 다른 어린이집에 비해 시설이 월등히 좋거나 뛰어난 것은 아니다. 어린이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보살피려 노력하는 모습은 굳이 ‘믿으라’고 이야기하지 않아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줬다. 이런 모습은 이미 오래전부터 교회가 해온 방식이었다.
문명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사람들이 살기 편한 세상이 왔음은 분명하지만, 사람 사이의 믿음이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점점 사라져가는 듯하다. 이런 세상일수록 어린이집이 보여준 것처럼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세상에 본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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