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돈이 없어서, 즉 벌금 낼 형편이 안돼서 감옥에 갇히는 이들을 위한 장발장은행이 문을 열었다.
장발장은행은 ‘은행’ 이름을 표방하고 있지만, 기존 은행 업무와는 내용이 다르다. 돈을 갖고 있는 은행이 아니고, 이자놀이를 하지도 않고 문턱도 없다. 그러나 아무에게나 대출을 해주지도 않는다. 이름처럼, 돈이 없어 감옥에 가야 하는 이들을 위한 은행이다.
벌금형을 받은 소년소녀 가장이나 미성년자 수급권자들에게 벌금 액수만큼 돈을 빌려주고 상환토록 하는, 우리 사회 최초의 은행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라고 한다. 특별히 시민 참여를 통한 재원 확보로 은행 운영이 이뤄지는 면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약자를 돕기 위해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힘을 모으는 따뜻한 은행이라는 면에서다.
2009년 기준으로 벌금형을 선고받고도 돈 때문에 교도소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이들이 4만 명을 헤아린다. 그간 인권연대가 벌여온 ‘43,199’ 캠페인도 이러한 벌금제 폐해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장발장위원회는 출범 회견문을 통해 “돈이 자유를 앗아가는 세상을 한 뼘이라도 밀어내고자 한다”고 천명했다. 물질 만능주의가 극심한 우리 사회 안에 큰 시사점을 남긴다고 본다.
장발장은행 출범을 계기로 사회 안의 약자들, 특히 물질 문제로 인권을 위협받는 가난한 이들에게 좀 더 사회 안의 열린 시각이 펼쳐지길 바란다.
그리고 십시일반 도움을 나누는 계기가 만들어 지길 기대한다. 신앙인들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면에서도 장발장은행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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