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아주 귀한 보석이 있다. 바로 올해 11살 된 막내이다. 이 아이는 이번 학기부터 초등학교 6학년이 된다. 내 나이 쉰이 다 돼서 태어난 늦둥이다. 김수환 추기경님도 늦둥이였다고 하지. 나폴레옹 황제도, 카타리나 성녀도 그렇다지. 이렇듯 늦둥이들은 대개 보석 같은 삶을 산다. 요즘 말로 하면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날 당시 한 지인이 나에게 물었다. “요한은 낙태는 생각도 하지 않았겠지요?” 또 어떤 이는 슬며시 다가와 말했다. “저도 늦둥이예요. 저희 집에도 늦둥이가 있습니다.” 마치 늦둥이 모임이라도 하자는 듯 속삭인다. 또 어떤 부인은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누구라 하면 알 만한 사람이다. “딸을 낳고 싶었는데 남편의 강한 반대로 더는 아이를 낳지 못했어요.” 마리아는 우리 집 복덩이다. 기쁨이다. 재롱둥이다. 소통이다. 웃음이다. 화목이다. 재산이다. 희망이다. 고통이다.
요즘 이 아이가 사춘기를 시작했다. 자기 방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 무언가에 열중이다. 슬며시 방문을 열어보면 화들짝 놀라며 왜 간섭하느냐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아이는 홀로 때로는 친구들과 함께 SNS를 하며 논다. 이래서 우리 집은 초등학생들의 작은 놀이터가 된다. 다소 시끄러울 때도 있지만 나는 그들이 반갑다. 이미 성인이 된 두 아이에게서 호된 사춘기 경험을 했던지라 더 이상의 시행착오를 하면 안 된다. 오직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마리아야, 하느님 안에서 밝고 건강하게 그리고 지혜롭게 자라거라. 을미년 설날을 맞이해 바치는 나의 기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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