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무덤에 묻히신 주님께서 부활하셨다. 이로써 인류는 죽음의 세력을 물리치고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세상의 어느 누구도 죽음에서 예외가 아니었지만, 참 하느님이시며 참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그 죽음을 이기심으로써 우리 모두가 당신의 생명에 동참할 수 있다는 약속을 보여주신 것이다.
오늘날 인류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절망과 좌절에 빠져 있다. 1,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겪고 나서도 인류는 여전히 지구촌 곳곳에서 맹목적인 전쟁과 테러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되고 있다. 지구 환경과 생태계의 파괴는 인류의 삶터 자체를 위협하고 있으며, 만연한 물질주의와 세속주의, 상대주의, 그리고 무한 경쟁의 이념은 가난한 이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
한국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젊은이들을 좌절로 모는 청년 실업, IMF 구제 금융 시절에 버금가는 경기 침체, 점점 벌어져만 가는 빈부 격차,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짓밟는 죽음의 문화 등은 모든 국민들을 실의에 빠지게 한다. 특히 지난해 우리 모두를 깊은 슬픔에 빠지게 한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사회적 모순과 불의에 무감각해졌는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서는 안된다.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경험하신, 모든 이들에게 버림받은 그 깊은 절망에 동참하지만 동시에 무덤 속에서의 부활도 함께 참여하기 때문이다. 죽음과 같은 절망은 부활의 희망으로 극복된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그리스도인들만의 것은 아니다. 온 인류에게 주어지는 영원한 생명의 약속이다. 그 생명의 약속을 복음으로 세상에 선포함으로써 희망을 잃어버린 세상에 영원한 희망을 전하는 것이다. 다시 부활을 맞아 희망을 선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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