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서 성전까지 가파른 언덕이 있는 성당, 걸어서 출근하는 나는 항상 이 곳을 지나갔다. 어느날 휠체어에 의지한 어르신 한 분이 성당 입구에 계셨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 앞을 지나갔다. 그 후로도 나는 출근길에 종종 그 분을 그곳에서 볼 수 있었다.
하루는 지나가는 나에게 어눌한 말투로 뭐라고 말씀 하시면서 성당 쪽을 가리키셨다. 성전 안에 들어가고 싶으니 휠체어를 밀어달라는 얘기 같았다.
가파른 언덕탓에 휠체어를 미는데 힘도 들었지만 성전 안까지 무사히 모셔드리고 나는 가던 길을 재촉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의문점이 하나 생겼었다.
‘왜 성당을 저런 언덕 위에 지었을까?’ ‘편의시설이 부족해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그 이후에도 나는 가끔씩 출근길에 그 분을 성전 안까지 모셔다 드리곤 했다. 가끔 다른 분들이 휠체어를 밀고 그분을 모셔다 드리는 것을 보았는데, 내가 휠체어를 밀때는 볼 수 없었던 그 어르신의 밝은 표정을 볼 수 있었다.
나는 한참이 지나서야 깨닫게 됐다. ‘주님께서 나를 이곳으로 인도하셨구나’ 그리고 문득 들었던 의문점에 대한 해답도 찾을 수 있었다.
서로 관심을 가지고 작은 도움을 나눈다면 아무리 높은 언덕도, 많은 불편함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처음에는 외면했었고, 주저했지만 나의 작은 용기가 우리 주위의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행한 작은 일이 바로 내가 예수님께 해드린 일이 아닐까? 지금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서 그 성당 앞을 지나갈 일은 없지만 그날의 그 어르신의 밝은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우리의 작은 용기와 실천, 그것이 장애인들을 위한 사랑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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