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육정책 및 교육제도의 종합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고자 대통령 직속 전문기구로 교육개혁심의회가 구성되었다. 그 인원구성을 볼때 학계、교육계、 사회계、경제계、언론계、과학계、문화계 등의 인사로 짜여졌다. 심의회의 기능은 교육주간에 관한 국민여론의 수렴、교육제도의 조사연구、교육개혁을 위한 개선책의 연구와 제안 심의、그리고 교육의 기본정책 및 장단기 교육발전 계획의 수립 등이다.
이와 같이 국가장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교육에 관한 문제를 의논하는데 각계의 인사가 총망라되면서 유독 종교계 인사만 왜 빠졌나 하는 의문을 갖게된다. 그 인적구성을 볼때 우리의 교육목표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우리교육의 기본목표는 무엇인가? 훌륭한 기술자 과학자를 양성하는 것인가? 우리는 인간의 인격이 최상의 가치를 지니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인간 자체보다 더 높이 평가되어야 할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떤 사물이나 제도、운동、또는 정책에 더 높은 가치를 둔다는 것은 인간의 가치를 왜곡하고 비실제적인 것으로 규정해 버리게 된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을 닮았다거나 부처의 성품을 닮은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종교의 가르침이다. 그래서 인간은 무엇보다도 존귀한 존재이며 따라서 교육의 목적은 각사람이 창조주로부터 부여받은 은사(카리스마)를 최대한 개발하여 그로부터 인류사회에 공헌하도록 하는데 있는 것이다. 앙드레 말로는『인간 자신안에 있는 위대성에 관한 지식을 알려주는 일과 그들자신의 존엄성을 지니게 하는 일이다』고 교육의 목적을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우리는 교육에 있어서의 위험한 세가지 현실적 경향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그 첫째는 교육제도에 있어 행정적 차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둘째는 인간의 평등과 동질성의 고집이며 셋째는 인간성을 등한시 하는 것이다. 물론 교육제도나 교육행정이 필요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교육이 올바로 이루어 지도록 봉사할뿐 현실적으로 교육행정상의 편의나 효율성을 더 중요시 하거나 교육이외의 목적때문에 교육의 이상인 인격체의 상호교류가 불가능하거나 위축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 평등 또는 평준화란 것도 인격체의 평등이 아닌 교육의 과정이나 결과의 평등이란 있을수 없다. 인간은 능력과 개성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물질문명을 위한 교육제도는 필연적으로 비인간화의 경향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자유와 이성을 가진 인격체이므로 그가 가진 이성과 양심을 올바로 형성하여 이웃과 사회에 봉사하고 책임질줄 아는 인간으로 훈육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교육을 기술자나 기능인으로 양성하는「훈련」이 아니라 하나의 인간을 형성해나가는「교육」이라고 볼때 종교적 바탕없이는 불가능하다. 국가나 교육기관이 좋은 품성과 인격을 갖춘 덕성을 함양하고 잘못된 가치관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철학적 종교적 전통이나 사상에 도움을 청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우리는 교육개혁심의회에 종교계 인사를 상당수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