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딸 아람이는 올해 일곱살로 이번에 국민학교에 입학했다. 엄마가 항상 바쁘다보니 학교도 제대로 따라다니지 못했는데 어쩌다 하루 딸의 손을 잡고 학교에 나란히 가게됐다.
다른 애들보다 나이도 한살 어리고 체격도 너무 작고해서 학교생활에 적응할까 안스러웠는데 그런대로 또렷하게 잘따라가 주어서 엄마의 걱정을 덜게되어 고마왔다. 마침 선생님께서 발표를 시켰더니 발딱 일어나서「김아람이가 발표하겠습니다」하고는 묻는말에 정확하게 대답해서 친구들의 박수를 받은건 전혀 예상밖의 기쁜일이었다.
평소 너무 수줍음을 타는 소극적인 딸아이 였기에, 돌아오는 길에 손목을 꼬옥잡고 칭찬해주었더니「그게다 하느님의 뜻이에요」하고 말하는게 아닌가. 나는 아이답지 않은 너무 어른스런 대답에 놀라 정말 하느님의 뜻이냐고 물었더니 하느님께서 내게 용기를 주지않았으면 어떻게 발표할수 있었겠느냐고 당연하게 되묻는 것이었다.
아! 고마우신 하느님. 당신의 어린양에게 이토록 깊은 믿음을 심어주시었음에 감사드립니다. 매일 엄마랑 무릎꿇어 저녁기도를 드릴때면「예수님께 오늘도 오줌싸지 말게해달라고 사정사정 빌었다」고 말하던 아람이.
엄마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때는 병상침대에서 십자고상을 향해 우리 엄마 꼭낫게 해달라고 네살적에 눈감고 오래 기도하던 아람이의 모습. 하느님 당신이 아니고서야 누가 어린 가슴에 이토록 절실한 믿음을 줄수가 있겠습니까. 바라옵건대 이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죄악에 물들지 않고 오로지 변함없는 믿음으로 주님을 찬양하며 살아갈 수 있게 당신뜻 안에서 보호하소서.
김양희 <부산시중구 신창동2가15 삼천리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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