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일은 성지(聖枝)주일이면서 부활대축일을 앞둔 사순절 마지막 주일이다. 곧 부활축제를 눈앞에 두고 사순절동안의 신앙생활을 최종점검하는 때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인성회는 31일 주일을 사순절 특별헌금의 날로 정하고 3월 29일 금요일에 전국 신자들이 단식재를 지켜 그 몫을 주일날 봉헌하도록 한 것이다.
현행 한국교회의 단식재의 무규정은 사순절동안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 등 2회로 정해져있지만 1977년 사순절부터는 주교회의가 1회의 단식재를 더 권고해오고 있다.
원래 사순절동안의 금육ㆍ단식규정은 그 나라 주교회의에서 상황에 맞추어 정할 수 있도록 돼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과거에는 사순절 전기간동안 매 금요일에 금육과 단식을 동시에 지키도록 했었다. 그래서 오래된 신자들 가운데는 지금도 그 규정을 자원해서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무엇보다 주교회의가 2회의 의무적인 단식재규정의에 1회의 단식재를 더 지키도록 권고한 것은「가진바를 서로 나누자」는데 근본취지가 있다. 결국 하루 한끼 더 절식(絶食)한 몫을 모아 불쌍한 이웃을 돕자는 취지이기 때문에 동참하지 않는다해서 물론 죄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의무규정은 개인의 자유와 선택권을 박탈하는 강제규정인데 비해 권고는 그 사람의 인격이나 신앙심 등을 높게 평가、그렇게 해줄 것을 믿고 당부하는 것임을 잊지말아야 하겠다.
우리는 한국교회를 포함한 아시아ㆍ아프리카의 많은 교회들이 유럽이나 미국교회 등으로부터 많은 물질적인 구호를 받아왔으며 현재까지도 부분적으로 받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 교회들의 구호금이 대부분 그들 나라 신자들의 사순절 금육ㆍ단식재의 몫임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유럽이나 미국 등지 신자들의 사순절 모금이 없었던들 오늘날 한국교회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겠는가를 반성해보아야 할 것이다.
늘 받아만 오고 베풀줄모르는데 길들여진 교회가 아닌가 깊은 성찰이 있어야겠다.
특히 금년은 청소년의 해로서 사순절 헌금을 모아 고통받는 청소년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회개와 보속의 사순절을 총정리하는 시점에서 내집안、내자녀、내본당、내교회만의 안위를 지키려는 소아적 입장을 벗어나 이웃과 주변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어야 할 것이다.
나눔이 없는 사순절、나눌 줄 모르는 교회에 부활은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교회의 진정한 나눔을 거듭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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