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3ㆍ24일양일간 미리내에서 가진 한국평협 제18차 정기총회는 금년도 사업목표로 두가지 핵심적인 사항을 제시했다. 그것은 모든 평신도는 증거하는 삶으로 복음화 대열에 앞장 설것과 교구 및 단체간의 균형있는 발전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복음화는 3백년대 교회의 최우선 목표이며 이 목표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하부 조직체의 활성화는 필수적 전제조건인 것이다.
지난해까지 우리는 2백년 교회를 마무리 짓고 이제부터 우리에게 부과된 남은 과제는 오직 구체적 활동뿐이다. 그동안 전국적으로 숱한 성당을 지었고 교황성하를 모시고 전국을 누비면서 복음화의 바탕으로 닦았으며 103위 성인의 시성식도 우리의 소원대로 이 땅에서 가짐으로써 우리 순교조상들의 위대성을 충분히 세계만방에 드높였다. 이러한 터전위에서 지금부터 우리 2백만 평신도는 복음의 씨를 뿌리고 가꾸는 일에 매진할 때가 된 것이다. 이러한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우리의 행위는 모두가 공허한 허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금년도 평협총회가 내건 두가지 목표설정은 적절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것이다.
사실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의 한국교회는 우리 선배들의 유업덕분에 이룩한 성장일 뿐 오늘을 사는 우리가 잘나서 이룩한 것은 별로 없는것 같다. 그것은 2백주년 기념 사목회의 위원회가 내놓은「사회조사보고서」에 구체적으나 나타나 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일반인들의 한국천주교에 대한 태도에서『호감을 갖고 있다』고 대답한 숫자는 전체의 반도 못되는 46.74%에 불과한 실정이며 이보다 더 많은 사람이『별느낌이 없다』(42.63%)거나『호감을 갖고 있지 않다』(9.21%)고 대답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또 호감을 갖지 않는 이유로는『타종교를 갖고 있거나 종교에 대해 무관심해서』가 25%이며『천주교를 잘 몰라서』가 21.67%로 거의 반수가 우리교회를 잘 모르고 있는 탓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우리 신자들이 말과 행동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일에 얼마나 소홀했나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이제 한국평협이 증거의 해 활동목표로 설정한 내용이 시의(時宜)에 적합한 것이라면 남은 일이란 이를 지속적으로、또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해나가는 일만 남았다. 만일 금년에 이일을 열성적으로 추진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다져놓은 바탕과 물질적 시간적 육체적 모든 노력과 희생 모두가 시간이 지나면서 퇴색해 버릴 것이다.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자 하는 것은 지금까지 천주교는 일반인들로부터 좋게 평가받고 있으며 종교를 갖게되면 천주교를 선택하겠다고 일반적으로 말하고 있다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우리 선배들의 모범때문에 그랬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지금부터 우리의 태도 여하에 달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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