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동안 파티마요양원에서 아르바이트로 결핵계몽을 하였다. 원장수녀님과 운전기사님 직원 1명,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이 조직되어 그동안 준비해왔던 계몽을 지천면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결핵의 조기발견, 조기치료라는 목표를 갖고 우리 팀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어디를 막론하고 찾아갔다. 학교 마을회관, 때로는 성당, 부녀회장님댁, 심지어는 비닐하우스 안에서도 강의를 하였다.
원장수녀님의 소개인사가 끝나면 나는 결핵에 관해 강의했다. 쉽게 설명하라는 수녀님의 충고를 되새기며 행여 중요한 한마디를 빠뜨릴까 조심하면서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바쁠 때는 봉고차 안에서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던 일, 처음 강의 때는 떨려 말소리까지 이상하게 들리던 일, 연탄불 피우는 번개탄 공장에 갔을 때 시커먼 사람들을 만나 가슴 뭉클하던 일, 그야말로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할 수있었다.
대구보건소에서 실습할때는 한달에 X-선으로 50명가량, 객담검사로 8명정도 발견됐는데 공기좋은 시골이어서 그런지 결핵환자는 의외로 발견되지 않았다.
결핵의 초기증상은 감기와 비슷하게 나타나 발견이 어렵고 초기에 발견하면 그만큼 치료가 쉽다고 역설하였지만 폐병이라고 하면 알아듣고 결핵이라고 말하면 모르는 그들에게 과연 내말은 얼마만한 무게로 다가갔을런지.
하지만 이것만은 굳게 믿고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이 작은 씨앗이 자라서 반드시 열매를 맺을 날이 있으리라고.
오늘 밤에는 결핵이 없는 세상을 꿈꾸고 싶다.
박미리암<경북 칠곡군 지천면 연화동 165파티마 결핵요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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