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광주대교구는 지난 4월 1일자로 본당직원을 위한 인사규정준칙(시안)을 내놓았다. 앞으로 각본당에서는 이 준칙에 따라 본당자체의 인사규정을 만들어 교구장의 승인을 받아 시행하게 되어 있고 그 내용에 있어 지금 당장 만족할만한 것은 못된다해도 우선 본당종사자들의 신분이 보장되고 업무의 한계가 명문화 된다는데 의의가 있다하겠다. 또한 본당의 입장에서도 직원의 적성과 능력 또는 사명의식에 대한 평가보다 개인적인 인간관계나 인정에 얽매여 신분관계가 좌우되어 본당업무의 능률화와 발전이란 측면에서는 거의 고려되지 못한 점이 없지 않았다. 이렇게 볼때 이준칙(시안)은 종사자의 입장에서나 본당의 입장에서나 양자가 모두 바람작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본당직원은 성직자를 중심으로 하나의 팀윅이 잘 이루어져야 효율적인 본당사목이 가능하며 이는 성직자가 부족한 우리 실정에서는 성직자의 손발 역할을 하고 시간적으로 사소한 단순업무에서 성직자를 해방시킴으로써 성직자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직무에 더욱 매진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볼때 본당직원이 적절한 절차를 밟아 적성과 자격이 있는 사람이 임용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이렇게 임용된 직원이 안정된 직장으로 생각하고 그 직무에 숙달되고 창의력을 발휘해가면서 봉사하기 위해서도 신분의 보장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또 교구차원에서 통일된 지침이 마련됨으로써 처우나 근로조건에 있어 본당간의 격차가 없이 어느 정도 평준화가 이루어지게 되고 불평 등에 의한 소외감과 불만의 요소가 제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아니라 지금까지는 일반적으로 본당직원의 업무가 시간적으로 한정되어 있지않아 개인과 가정을 위한 시간이 자주 침해받아 충분한 휴식과 가정에서 부모와 남편으로서의 역할은 거의 포기해야 할 형편이었다. 그러나 이 준칙에는 근무시간과 휴일ㆍ휴가 및 특별휴가가 규정되어있어 적어도 이규정의 범위안에서는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어있다.

이러한 규정이 있기전 이미 이보다 더 유리한 조건 아래서 종사하는 교구나 본당도 있겠지만 명확한 규정없이 은혜로운 아량으로 좋은 대우를 받는 것과 최소한의 권리로서 떳떳하게 대우를 받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또 어떤 교구에서는 재정상의 어려움 때문에 본당직원을 둘 처지가 못되는 경우도 있다지만 적어도 직원을 채용할때는 최소한 근무조건을 상호간에 명백히 해둔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러한 일은 성직자와 본당의 평신자 모두의 깊은 이해가 있을 때 빨리 정착될 수 있고 일단 명문화된 규정이 제정되고나면 그후부터는 점차 발전될 수도 있기때문에 시작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며 이를 계기로 아직 명문 규정이 없는 교구나 본당에서도 점차 확산되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