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이가 외출에서 돌아오셨다.『여보, 내 당신한테 정말 멋진선물 하나 줄께』평소 표정의 변화가 별로 없으신 그분이신데 오늘따라 기쁨에 넘치고 다소 흥분한듯 소리치는 그이의 언동에서 나는 굉장한 선물인걸 직감했다.
부풀은 공상의 나래를 순간적으로 펼쳤다.
신혼초에서는 액세서리 종류를, 나이들면서는 건강이 제일이라며 매스콤에 선전하는 약들을 곧장 사들고 왔는데 그때는 저렇게 기고만장(?)하시지는 않으셨는데라고 생각하며 그이의 손에 들린 얄팍한 선물꾸러미를 잽싸게 쳐다봤다.
평소에는 반지하나 제대로 손에끼지 않고 다닐만큼 보석에는무관심 했는데 제일 먼저 머리속에 찬란히 빛나는 보석을 떠올린걸 보면 내게도 역시 여성특유의 과욕과 허영의 속성이 도사리고 있었나보다.
그이는 정성스럽게 꾸러미를 풀어 꺼내디니『이거 군종신부님이 당신한테 전해주라고 하신건데 어디 한번 목에 걸어봐요』하시면서 예수님의 고상이 각인된 대형목제 묵주를 목에 걸어 주었다. 잠시전 순간의 공상이 빗나가자 이유없이 그이에게 속임을 당한듯한 묘한기분에 젖었으나 곧 부끄러워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10년전 주교님의 명으로 군종후원회를 결성한 이래 어느 한달도 빠짐없이 그일에 열성적으로, 어떤때는 회보와 보고문을 만든다고 밤샘까지도 하던 그이의 덕분에 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하니 그이의 신앙심에 비해 나는 얼마나 미미 했나를 새삼 느꼈다.
나는 매일 기도한다.
그이가 걸어준 목주로 신앙을 다져 나가며 그리고 목에걸고 다닌다. 훈장처럼….
김제옥<대구직할시 효목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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