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의에 의해 정든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서울 목동 주민의 아픔속에 새정착지를 찾지 못해 애태우는 하반신 절단 불구환자의 또 다른 아픔이 메아리치고 있다.
이응옥씨(46세ㆍ목동본당예비자)는 서울시의 목동지구 제1차 철거계획에 따라 곧 현재 살고있는 강서구 목 1동 407번지의 판자집을 비우고 새정착지로 떠나야하나 반쪽밖에 없는 몸과 가진것 하나 없는 상태에서 가슴만 태우고 있다.
D제강에 다니던 6년전「보거스」병(하반신이 썩어들어 가는 병)에 걸려 하반신을 절단해야하는 절망적 고통에 허덕여야 했던 이씨에게 부인의 가출은 더 이상의 생의 의미를 잃게 하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더구나 남매를 위해 고철로 만든 휠체어를 끌며 어린 아들과 함께 볼펜행상에 나선 이씨는 생활고를 이기지못해 외아들을 고아원에 보내야하는 비정한 父情을 피눈물로 삭여야했다.
그후 가까스로 장갑배달직(휠체어에 장갑을 싣고 가게 앞에서 주인을 불러내서 전달)을 얻어 겨우입에 풀칠을할 수 있게된 이씨에게는 싫다는 소리 한번않고 방과후 꼬박꼬박 설겆이ㆍ빨래ㆍ청소를 해오고있는 국민학교에 다니는 딸 광숙이로 인해 어느 정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왔다. 또한 가끔씩 찾아오는 목동본당 이체칠리아 수녀의 보살핌도 큰 위안이 되었다.
모든 생활을 먹고 사는데 다 바쳐도 늘 부족했지만 주위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꿋꿋하게 살아온 이씨에게 목동철거 소식은 지금까지 손이 부르터오면서 장갑배달을 해왔던 자신을 철저하게 비웃는 패배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제는 먹는 것 뿐아니라 잠자리까지 걱정해야하는 이씨에게는 고물 휠체어를 새휠체어로 바꿨으면하는 희망도, 딸 광숙이가 학교에서「착한 어린이상」을 받게 됐다는 기쁨도 모두 부질없는 것으로만 여겨지고있다.
그동안 주위의 권유로 성당에 나가보았지만 자신을 업고 나르는 신자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성당에도 다니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이씨에게『진정 이슬을 피할수 있고 등이라도 기댈수 있는 움막이있다면 그 곳은 바로 그리스도의 집이 될것』이라고 주위사람들은 안타까와 하고 있다.
<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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