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오면 무엇보다도 먼저 작년에 차뤘던「교황님과 젊은이와의 만남」이 생각나 감회에 젖게 한다. 물론 그보다 더 중요한 행사였던 1백 3위 시성식이나 성직자들과의 만남은 참석조차 못했기에 덜 생각날 수 밖에 없다. 돌아보면 나야말로 2백주년과 자랑스런 순교 복자들의 시성의 영광을 누구보다 잘 이용(?)해 먹은 것 같다. 하기는 이용당했는지도 모르지만…말하자면 2백주년의 바람에 편승해서 본당 청년공동체의 활성화를 내세웠고, 그 당위적인 대의명분이 새롭고 획기적인 시작 - 청년구역 반 모임의 결성 - 을 가능케하였으며 그 여세를 몰아 애꿏은(?) 다른 본당까지 쓸데없이(그당시 어떤 이들은 나를 보고 이렇게 빈정거렸다)뛰어 다니며 지구 지도신부들과 함께 지구 청년 신앙 쇄신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루게 했고 급기야는 지구 청년연합회를 결성시키는데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이것이 1983년 11월 6일이었으니 적어도 젊은이 분야에서 우리만큼 2백주년을 거지구 차원으로 준비하며 기다린 데도 없을 것이다. 사실 2백주년의 바로 전해인 83년도만 해도 적어도 내 주위의 젊은이들에게 있어서 1백 3위 시성과 2백주년의 표어는 아무런 변화나 자각의 계기를 주지 못했다. 2백주년 자체가 젊은이들을 소외시키기도 했고 젊은이들 자신도 이에 대해 아무 문제의식도 갖지 못하기도 한 안타까운 상황이었다고 생각된다. 이제와서 생각하면 그때의 그러한 상황과 2백주년에 대한 주제넘은(?)사명감에서 어디에 호소할데 없는 안타까움과 불만이 내 주위의 아무 죄도 없는(?) 젊은이들에게로 터져 나갔던 것 같다. 11개 본당 청년대표자 모임에서, 총회장님들의 모임에서, 그리고 지구신부님들의 모임에서 어렵지않게 동의와 협조를 얻어내고 거액(?)을 모을수 있었던것도 나는 2백주년의 위력이었다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다.
하여간 지구 청년 연합회가 결성된지 얼마가 지나서 나는 2백주년 행사에「젊은이들과 교황님과의 만남」이 뒤늦게나마 첨가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되었고 그리고 얼마후에 나 자신이 그 행사를 위한 준비해 점점 더 깊이, 마치 수렁에 빠져들 듯이 참여하게 되었다. 결국 프로그램 전체 진행을 맡으면서 고등학생ㆍ대학생ㆍ노등자ㆍ본당청년 등 각 분야 대표들과 낱말하나 문장하나 때문에 대립되는 의견을 절충하기위해며칠밤을 새우는 곤혹을 겪기도 했다. 장충체육관이라는 장소와 7천여명에 달하는 참석자 때문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구하면서 때로는 전문가적인 용의주도함과 실질적인 실천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배우기도 하였다. 수많은 논란과 엎치락 뒤치락하는 프로그램의 기본 골격에 대한 혼선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메시지 낭독, 마당극(표현)음악조명이 곁들인, 말하자면 전천 후 공간예술(?)이 창출되었던 것이다.
준비과정에서의 잡음과, 어쩔수 없는 한계성을 안고 진행해야 하는 고충에서 오는 프로그램에 대한 시시비비에도 불구하고 나는 적어도 거기 참여하여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마음으로 불렀던 그 순간만은 감격적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 한 순간의 젊음의 일치된 표현과 분출을 위해 그 모든 과정들이 있었다고 해도 만족할 수 있다. 요즈음도 나는 젊은이들 행사때마다 절정을 이루었던 - 수천명을 숨죽이게 하면서 너도 나도 마음으로 이 시대의 아픔에 동참하였던 - 그 분위기와 장면들을 머리에 떠올랴본다.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홍인식 ④ (신부 금촌본당 주임)
<神父ㆍ금촌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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