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전북 옥구군 옥봉이라는 곳은 서해바다에 접해있는 작은 마을로서 30여년전만해도 신자 가정이라고는 두세대 뿐이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신자도 늘기 시작하고 타지역에서 이사도 오고하여 주님의 뜻으로 성체회 수녀님들이 오셨고 1980년 월명동본당에 새로 부임해오신 이재후신부님이 매주 미사집전과 예비자교리를 해주셨습니다. 그 결과 생각지도 않았던 이웃들이 입교를 하고 세례를 받아 해마다 40명씩 새교우가 탄생했습니다. 본당신부님은 옥봉 이 마을이 결코「작은마을」로 머물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셨고 우리는 우체국과 국민학교가 위치한 곳의 부지대금 1천 7백만원을 마련하기로 마음을 일치하였습니다. 군산 월명동본당 형제들의 정성어린 봉헌과 함께 우리 공소 형제들의 일치된 마음은 곧 행동으로 나타나 우리가 직접 참기름을 짜서 팔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한가마니의 참기름을 짜기위해 밤을 지새워야했고 또 각본당으로 판매를 하기위해 주일마다 다녔습니다. 완도 미역이 좋다하여 그 미역을 사다가 또 팔러다녔습니다.
꽃피는 봄철에는 화분을 파느라 홍콩아가씨도 부끄럽지 않았고 그꽃을 만진 자매들은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 피부병을 얻어 주일미사도 참여하지 못하는 사태까지와, 신부님은 병문안과 함께 기도해주시느라 분주하신적도 있습니다.
또 햇쑥을 넣어 빚은떡을 팔러 군산 4개본당을 귀찮게도 여러번 다녔습니다.
또 조개를 캐서 팔아볼 마음으로 전신자가 동원되어 잡아도 보았지만 겨우 몇천원을 손에 쥐었을땐 신부님과 함께 울기도 했고 1백 50주년 기념화보를 2명씩 짝을 지어 주일마다 팔러다닌 적도 있었으나 다니는 경비가 많아 수고의 보람은 적었습니다.
우리 신부님은 신자들의 애타는 모습에 마음아파하시며 무작정 상경, 아는 분들의 도움으로 참기름을 팔수있는 길도 트셨고 구걸강론도 하시며 모금을 하셨습니다. 특히 서울의 역촌동 반포 둔촌동 대치동 화곡동 논현동교우들의 정성은 우리에게 잊을수 없는 사랑의 빚을 안겨주었습니다.
부지 8백평을 마련한 1981년 가을 박정일 주교님은 우리들의 지극한 노력을 보시고 옥봉공소를 월명동 본당에서 분리, 본당으로 승격시켜주시고 한국교회 2백주년 기념성당으로 지정해주셨습니다. 또한 차후에 2천 5백만원을 보조해주심으로써 부족한 건축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신부님과 우리는 더욱 생기를 얻어 건축설계 및 허가수속을 하였습니다. 일을 시작해보니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드디어 84년 9월 1일 월명동 이재후신부님께서 「옥봉본당」으로 부임, 9월 6일 기공식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공사비는 여전히 부족하여 애를 태운적도 많았읍니다만 그때그때 주님의 섭리로 전국의 형제자매들이 사랑의 선물을 주셨고 그 선물과 함께 우리의 노력이 5월 6일 축성식을 통해「성전」이라는 결정체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것은 많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이 또한 마무리 지어 주실것입니다.
저희 시골사람들은 엄두도 못낼 1억 7천만원이라는 엄청난 금액.
그중에서도 1억 4천만원을 성금으로 마련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주님의 섭리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아직 남은 3천만원이라는 부채를 어떻게 갚아야할지 암담하지만 우리모두가 안간힘을 다해 해결하기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옥봉을 아시는 전국의 사랑하는 교형자매 여러분의 기도오 희생에 뜨거운 감사와 진심어린 마음을 보내며 주님의 축복이 영원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전주교구 옥봉본당신자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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