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8년째의 병상생활을 하면서 그 길고긴 세월동안 병마에 시달려 뭇 인간들의 그 평범한 행복도 맛보지 못한채 벌레먹은 나뭇잎마냥 끈질기게도 매달려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어둠의 골짜기에서 허덕이며 내 인생을 원망하고 고통의 눈물을 그 얼마나 흘렸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뒤에야 주님의 오묘하신 뜻을 깨달으며 감사하는 생활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고통중에 있는 저에게 따듯한 손을 내밀어 당신의 딸로 부르셨던 것입니다. 비록 속세의 눈으로 보면 가장 불행한 삶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하느님을 아는 눈으로 본다면 이 얼마나 축복된 삶인가를 생각하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제가 가장 어려운 상태에서 이곳「데레사의 집」에 오게 되었고 저는 이곳에서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체험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예수 그리스도안에 부활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하느님의 오묘하심을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이곳「데레사의 집」가족들은 서로서로 주님의 피를 나눈 한형제로서 아픔과 기쁨을 나누며 사랑으로서 일치된 생활을 하고있습니다.
지난 사순절때는 환자 한분이 물 한모금도 넘기지 못한채 죽을 위험에 있었지만, 우리는 함께 아파하며 밤을 지새운채 간호해 주었고 어떤 고명한 의사선생님께서 자주 이곳을 찾아 오셔서 환자의 용태를 살피시며 도와주신 까닭에 그 환자는 기적같이 살아나셨습니다. 그리하여 그 환자는 부활한듯 성모님의 미소를 띄우며 꼬부라진 손가락에 묵주를 끼우고 모든이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곳을 방문해 주시는 분들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도록 겸손한 자세로 저희들을 따듯하게 대해 주십니다. 아무것도 아닌 저희들에게 따뜻한 손으로 잡아주시며 위로를 해주실땐 정말 눈물이 나도록 고마웠고 살아있는 기쁨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이런 따뜻한 손길이 없었다면 저희들이 어찌 하루인들 살아 갈수 있겠습니까? 참으로 그분들의 따뜻한 손길이 그리스도의 사랑이 되어 저희들은 고통이 기쁨이 되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부활한 생활을 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우리들의 긴긴 병상의 고통도 헛 되지 않음을 깨달으며 주님을 향한 가장 겸손한 생활 - 즉 부활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재순<옵디마ㆍ서울은평구응암3동579?31데레사의 집>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