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한담을 5회에 걸쳐 연재하다보니 재미있는 일도 많이 생기고 느끼는 것도 많이 있다. 잠실에 산다는 어느 여교우는 부활절에 본당 신부님과 수녀님께 조그만 정성이 담긴 선물을 하고는 그것이 잘못한 것이나 아닐까 하고 걱정하고 있던 차에 내글을 읽고 마음이 편해져 감사하다는 글을 보내 왔고 인천의 어느 수녀님으로부터는 격려의 카드를 받기도 했다. 심지어는 외국에 나가 유학중에 있는 후배로부터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을 받고 나도 자칫 잊었던 그 친구에게 편지를 띄우기도 했으니 한담(한심스러운 이야기)의 위력도 무시 못할 것인가 보다. 어떤 열성팬(?)은 멀리 우리 본당에까지 미사참례하러 와서 인사하고 갈 정도였으니까…또한 매회마다 대중가요의 제목을 나열한 것 때문에 가끔 저질시비(?)에 휘말리기도 했으나 저질시비붙은 책이나 영화치고 어디 히트안한 것이 있었는가. 그러나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누가 「모두가 사랑이에요」를 유행가 제목이라 매도 할수 있을까? 성서의 중심 테마이며 예수의 설교의 핵심임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오히려 한담의 제목치고는 너무 딱딱하고 신학적이라는 지적을 해야 했을텐데 참으로 이상한(?)일이다.
하여간 금촌에 부임한 이후 모든 것이 달라진 상황과 생활속에서 짧지만 정신없이 살았던 지난 몇년간의 사제생활을 뒤돌아보고 정리하다보니 그중에 마음에 깊이 와닿는 것이 많았고 새롭게 깨달은 것도 한두가지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나는 사제들중에서도 은총을 가득히 받은 사제임에 틀림없는 것같다. 그러던중에 일요한담을 연재하게 되었으니 느끼고 생각나는대로 솔직이 담담하게 쓸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누군가의 말과 비슷하게 내 사전에는 원고를 미리 써놓는 법이 없으니 자연 원고마감시간에 대다보면 쉽게 술술 써지는것은 내 이야기 일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요한담」을 연재하면서 또 한가지 느낀것은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물론 모두 열심한 가톨릭신자들이다)내 글을 못읽는다는 것이다. 알량한 내글이야 못 읽으면 자기만 손해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톨릭 신문」을 보지도않고 심지어는 그런 신문이 있는지도 모르고 안다해도 읽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심각한 현실을 난데없이 피부로 느끼는 계기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특히 더욱 두드러지는 문제는 사회적인 일에는 관심이 많아 일반 조간ㆍ석간 심문들은 빼놓지않고 보는 층인 20대、 30대 젊은 신앙인들이 거의「가톨릭신문」을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내글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읽어야 잘 공감해 줄수 있을텐데 억울해서 더욱 하는 말이다. 그래도 모기자가 인기작가라고 추켜 세우는 바람에 솔깃하여 5번을 더 연재하기로 약속하고 말았으니 나는 인기없는(?)신문에 연재하는 인기작가라는 모순을 스스로 범하고 만것인가? 일요한담의 필자가 본 오늘의 가톨릭신자들과「가톨릭 신문」、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
홍인식<神父ㆍ금촌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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