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사태 5주년을 맞아 이날의 울분을 삭이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식이 전국에서 열렸다.
5년이란 세월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직접 목격하고 희생당한 유족들에게는 아직도 이날의 기억이 생생할 테지만 당시 참상을 알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나 말로나 글로써 전해들은 사람들은 벌써 잊어버렸거나 그 느낌이 퇴색해 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은 너무도 많은 사람이 희생당했고 그 마음의 상처가너무도 큰 것이었기에 언제까지나 민족전체의 아픔으로 알고 위로하고 치유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흔히 사람을 치거나 욕질을 하고서 미안하다는 한마디로 용서를 청한다. 그러면서 하는말이『없었던 걸로 하자』고 한다. 사람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겨놓고 사과 한마디로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부러진 뼈가 여물고 피흐름이 멈추었다해도 그 아픔이나 멍든 흔적은 오래가는 법이다. 날이 흐리거나 비라도 오는 날이면 다쳤던 부위가 쑤시고 아픈 것은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다. 또 육체의 상처는 나아도 마음의 상처는 아물지 않을 수 있다.
▼광주 시민의 아픔은 이래서 깊고 오래가는 것이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위로가 필요하다. 특히 타지역 동료들의 따뜻한 위로가 있어야한다. 그래서 이날 만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광주에 모여 함께 기도하고 울분을 내 뿜어야하는 것이다. 이것을 막으면 아픔이 풀릴길 없고、새로운 울분이 축적될 뿐이다. 울분이 쌓이면 정신적 발란스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정신에 문제가 생기면 어떤 돌발사태가 생길 지도 모를일이다. 이런 불행을 막는길은 이를 지적하게 해소 시키는 것 뿐 이다.
▼피의 회오리가 지나간지도 이제 5년. 이성을 되찾아 진정한 해결책을 모색해야할 때가 자꾸 늦추어져선 안되겠다. 감추인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역사의 교훈을 명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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