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춘계 주교회의가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5일간 열린다. 매년 봄ㆍ가을 정기적으로 열리는 주교회의는 한국천주교회의는 가장 중요하고 근본이 되는 사목정책을 수립하고 교구 상호간의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교회법상 주교회의의 의결사항이 교구간의 독립권을 구속하는 것은 아니라해도 주교회의는 현실적으로 한국 천주교회의 최고 협의기구라는 점에서 의결 내용이 한국교회에 미치는 영향은 큰 것이고 또 실제로 큰 영향력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주교회의 의결사항이 한국 교회 전체에 무리없이 수용되기 위해서는 의결과정에서부터 민주적인 방법과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다. 여기서 민주적이라 함은 교계제도에 대해서가 아니고 오직 사목정책이나 그외 교회운영 전반에 대한 결정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지역적으로 좁고 신자수도 2백만 정도로 주교회의가 효율적으로 기능을 발휘한다면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기란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더우기 오늘날 교통과 통신수단의 발달은 전국이 하나로 쉽게 콤뮤니게이션을 이룰 수 있어 참으로 하나의 교회이요 사랑의 공동체임을 쉽게 보여줄 수있을 것이다. 이와같이 한국교회 전체를 사랑의 공동체로 발전시키고 전체교회의 여론을 수렴하여 주교회의에서 보다 객관성있는 사목정책을 수립할수 있기위해 몇 마디제언을 하고자한다.
그것은 3백년대 한국교회를 이끌어갈 장기적 사목계획을 수립해달라는 것과 여론을 폭넓게 듣고 수용할수있는 기회를 제도적으로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첫째、주교회의에서 한국교회의 장기적 사목계획을 먼저 수립해야 각 교구에서 이에맞춰 지역실정에 맞는 교구의 구체적사목계획을 수립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주교단은 내년을「성체와 가정의 해」로 정하고「성체와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주제로한 주교단 사목교서 의 초안작성자를 이번 춘계총회에서 선정하기로 했다. 작성될 초안을 가을주교회의에서 최종 확정하여 인쇄 배포할때는 대림절이 임박해서일것이다. 이때는 이미 교구에서 주교단 교서를 충분히 반영시켜 교구사목계획을 수립하기에 늦게 된다. 따라서 내년도 주교회의 사목교서는 충분히 시간여유를 두고 일관성있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작성되기를 바란다. 둘째、 주교회의는 사목계획방안과 교회내의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좀더 과감히 공개하여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의 광범위한 비판과 의견을 듣고 수렴할수 있기를 바란다. 2백주년 행사가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혼연 일체가 되어 성공리에 마무리될수 있었음을 우리 모두는 인정해야할 것이다.
따라서 성숙한 평신도 전문인들의 협조를 외면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손실일 것이다. 주교회의의 자문역할을 할수있는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 구성의 공동협의체와 같은 상설기구를 제도적으로 설치하는 것이 아직 한국교회에는 시기상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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