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봄 로마에 머물고 있던 나는 어떤 수녀님으로부터 부활축하인사를 받았다. 그 인사말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점점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보나 파스카!” 그 수녀님의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나는 그분과 대화 한 번 해 본적도 없고 성함도 모른다. 그 수녀님의 파란 눈동자, 살포시 미소 짓던 그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30년 세월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실제로는 매우 중요한데도 그 중요성을 잊고 사는 것이 하나 있다. 우리가 날마다 하는 인사말이 그것이다. 인사란 우리의 삶을 원활하게 해 주는 윤활유 같은 거라서 더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이 인사말에 매우 인색하다. 조금 불편한 사람을 만날 경우에는 특히 더 그렇다. 그러니 이번 부활절을 맞이해 다시 시도해 보자. 먼저 다가가 인사하자. 보나 파스카! 기분이 좋아진다. 하루가 좋아진다. 왠지 즐거운 일이 생길 것만 같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큰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는 대개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고 그래서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폭행이 발생한다. 심지어 살인까지 한다.
조금 쑥스럽지만 먼저 인사하자! 즉시 인사하자! 기쁘게 인사하자! 이는 부활의, 사랑의, 긍정의, 행복의, 진보의 삶이다. 그렇다! 나부터 먼저 하자. 세상이 밝아진다.
교황님도 선출되자마자 바티칸 대성당 광장에 운집한 군중에게 인사부터 하셨지 않은가! 존경심을 담아 인사하자!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저녁입니다. 우리 함께 큰소리로 외쳐보자. 보나 파스카! 예수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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