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곁으로 가신 오빠가 보고 싶은 하루입니다. 뇌성마비를 앓았던 오빠는 식구들을 챙기려 고생을 참 많이도 하신 분이었습니다. 하느님을 알지 못했던 시간이 더 많으셨지만, 돌아가시기 몇 해 전 하느님을 알고서 기쁘게 신앙생활을 하던 모습이 떠오르는 하루입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호출기와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 오빠가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 연락도 되지 않고 행방조차 알 수 없으니 온 집안이 발칵 뒤집혔었습니다. 온 가족이 경찰에 실종 신고도 하고 직접 여기저기를 찾아 나섰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은 3일 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오빠는 길을 걷다가 “몸이 많이 불편해 보이시네요. 저와 함께 가시면 몸이 깨끗하게 나으실 수 있어요. 같이 가시죠.”하며 유혹하는 타종교 신자를 따라 기도원에 가셨던 것입니다. 이틀 동안 제대로 된 식사는커녕 물도 제대로 주지 않은 채 기도만 시켰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 가족이 함께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자신의 몸이 나을 수만 있다면 어떠한 일도 하겠다던 오빠는 육체적 치유는 끝내 받지 못했지만, 세례를 받고서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찾은 오빠는 기쁘게 사시다가 하느님께로 갔습니다.
뇌성마비는 산모의 영양이 부족한 경우 생겨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산모들의 영양이 대부분 충분하기에 뇌성마비를 앓는 아기들이 많이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정상적인 몸으로 태어난 저는 한 번씩 오빠처럼 기쁘게 살고 있는가, 웃으며 살고 있는지 돌아볼 때가 있습니다. 오빠의 미소가 그립습니다. 하느님께 의지했던 오빠의 순수한 마음이 부럽습니다. 저 또한 주님께 마음 다하여 의지하며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습니다.
주님, 늘 미소 가득했던 오빠를 기억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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