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교회 통계를 발표한다. 90년대 이후의 통계 수치들을 보면 한국교회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전망하기가 어려워 보였다. 대부분의 통계 수치가 신앙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으며, 사목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주교회의가 최근 발표한 2014년 통계는 십 년 이상 암울한 전망을 보여주었던 한국교회 상황에 한 줄기 빛을 던져준다. 즉, 지난해 새로 세례를 받은 사람이 2013년 대비 5%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새 영세자 수의 증가는 큰 의미를 갖는다. 지속적으로 새로 입교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선교와 사목의 역량과 활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3년에는 무려 10%의 큰 감소율을 보였다.
5%의 신자 증가율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즉 ‘프란치스코’ 효과 때문이다. 교황이 제시하는 새로운 교회상에 촉발된 관심이 사목과 신앙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현상은 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났다. 교황 방문이 이뤄진 한국교회에서 이러한 현상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효과는 거기에서 멈춰선 안된다. 통계는 약간의 신자증가율 상승 외에 성사생활, 단체활동, 신앙교육 등의 모든 지표에서 여전히 부정적 전망을 가리킨다. 신자 증가율은 ‘효과’의 가장 일차적인 현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효과’는 구체적이고 광범위하게 신앙생활 전반에 스며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으로써, 미사 참례율이 높아지고, 냉담률이 감소하며, 사도직 단체 회원 수와 신앙 교육 참여자 수 등의 지표에서 지속적으로 희망이 보일 때, 참된 ‘프란치스코 효과’로 여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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